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을의 전설이 시작된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일명 ‘사다리’ 구조다. 업셋이 어려운 구조다. 전력 차이야 종이 한장이다. 그러나 하위 스테이지에서 격전을 치르고 올라간 팀의 투수들은 어느 순간 눈에 띄게 구위가 떨어지고, 타자들도 어느 순간 스윙 스피드가 떨어진다. 여기서 희비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올해 키움은 어떨까. 특급 에이스 안우진(키움)을 보유했다. 2022년 최고투수의 포스트시즌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가 있다. 올해 역대급 스터프를 보여줬으니, 위와 같은 포스트시즌의 통념을 깰 수 있을지 지켜 볼만하다.
안우진은 올 시즌 30경기서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196이닝 동안 224탈삼진에 사사구는 56개에 불과했다. 피안타율 0.188, WHIP 0.95. 퀄리티스타트는 24회. 그 중에서 7이닝 이상 2실점 이하 초특급 퀄리티스타트가 무려 13회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구속 153.4km.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까지 네 구종의 커맨드도 완벽했다. 구위, 제구, 타이밍 싸움 모두 되니 타자들을 압도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안우진이 내준 홈런은 단 네 방이다.
평균자책점, 최다이닝, 탈삼진, WHIP, 피안타율, 퀄리티스타트 1위에 다승 2위다. 강력한 페넌트레이스 MVP 후보다. 타격 5관왕이 확정적인 팀 동료 이정후와 집안싸움이 벌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2차 스탯에서도 초강세다. 스탯티즈 기준 투수 WAR 7.87로 1위, 승리확률기여도 5.65로 1위, 수비무관평균자책점 2.20으로 1위, 사이영포인트 89.4로 1위다. 종합하면 키움의 포스트시즌 최고 무기이며, 상대 팀들로선 가장 부담스러운 선수다.
안우진은 23세의 젊은 에이스다. 하위 스테이지에서 출발할 키움을 업셋으로 이끌 역량을 갖고 있다. 회복력도 좋아서 기존 포스트시즌 하위 팀 투수들의 일반적인 행보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당장 안우진의 포스트시즌 시작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다. 키움은 11일 LG-KT전 결과에 따라 3위 혹은 4위를 확정한다. 키움은 당연히 3위를 원한다. 아무리 안우진이 쌩쌩하다고 해도 와일드카드결정전보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는 게, 하루라도 더 쉬고 나가는 게 좋다.
키움이 3위를 확정하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16일이다. 8일 정규시즌 최종전에 나섰으니, 7일간 충분히 쉬고 출격한다. 그러나 키움이 4위를 확정하면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은 12일이다. 8일에 나섰으니 이 경기 등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키움이 안우진을 쓰지 않고 한 경기만에 와일드카드결정전을 통과하면 안우진은 15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하면 된다. 6일 휴식이 보장된다. 그러나 키움이 안우진 없이 와일드카드1차전을 패배하면 안우진은 단 나흘 쉬고 13일 2차전에 나서야 한다.
KIA의 최대장점은 선발진이다. 양현종,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 이의리 중 두 명을 한 경기에 한꺼번에 사용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키움으로선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치를 경우 안우진 없이 1경기로 끝내는 게 의외로 어려울 수도 있다. 2차전이 성사되면 안우진의 휴식일도 적고, 키움 역시 벼랑 끝인 건 마찬가지다. 안우진이 부담을 갖고 나설 수밖에 없다.
올 가을야구에서 업셋이 일어난다면 의외로 안우진을 보유한 키움일 가능성이 있다. 객관적 전력은 5팀 중 가장 떨어진다. 그러나 안우진이라는 초특급에이스, 이정후라는 괴물타자의 존재감은 나머지 4팀에 크게 위협적이다. 실제 업셋을 이끌 경우 에너지레벨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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