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조카 동희야.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
'빅보이' 이대호(40)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 그가 가리킨 '조카 동희'는 바로 이대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거포 한동희(23)다.
이대호는 9일 사직 LG전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KBO 리그에서만 통산 타율 .309 374홈런 1425타점을 기록한 레전드 거포였던 이대호는 은퇴 시즌이었던 올해도 타율 .331 23홈런 101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롯데 타선의 중심을 이끌었다.
그러나 롯데는 당장 내년부터 이대호 없는 타선을 꾸려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대호의 후계자라 할 수 있는 타자가 있어야 롯데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주목 받는 이름이 있다. 2018년 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차세대 거포로 주목 받은 한동희는 올해 생애 첫 3할 타율과 더불어 두 자릿수 홈런(14개)을 기록하면서 타격 만큼은 만개한 기량을 보여줬다. 여전히 3루 수비는 물음표가 붙지만 타격의 재능은 확실한 선수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대호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후계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았고 역시 한동희의 이름을 꺼냈다. "지금 우리 팀에서는 한동희가 가장 잘할 것 같은 선수"라는 이대호는 "김민수 등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도 있다.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들이니 기대를 많이 하고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그동안 한동희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주려 애썼다. 한동희 또한 이대호의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경청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동희는 "이대호 선배님과 함께 했던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유독 더 짧게 지나간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같이 그라운드에서 뛰지를 못하기 때문에 정말 저한테는 영광이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항상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는 이대호의 부탁은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대호가 생각하기에도 한동희야말로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서 손색이 없기에 이런 부탁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롯데 이대호(오른쪽)가 한동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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