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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수뇌진의 역린을 건드렸다"
치바롯데 마린스는 지난 2020년부터 2년 연속 퍼시픽리그 A클래스(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좋은 성적이 올해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치바롯데는 올 시즌 69승 1무 73패 승률 0.486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5위로 추락 3년 만에 B클래스(4~6위)에 머물렀다.
정규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치바롯데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이구치 타다히토 감독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기 때문. 치바롯데 선수단은 사령탑의 예상치 못한 자진 사퇴에 당황한 듯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구치 감독이 사임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일본 잡지사 'FRIDAY'는 11일(이하 한국시각) "현장에서 싸워온 선수나 코칭스태프는 마지막 경기(10월 2일) 당일까지 일절 사퇴 의사를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구치 감독이 시즌 중 여성 스태프와 코칭스태프 사이에 생긴 불협화음으로 인해 팀 내에 균열이 생겨 사퇴했다"고 전했다.
'FRIDAY'에 따르면 여성 스태프는 카와이 카쓰미 치바롯데 구단주 대행의 딸로 알려졌다. 카와이 구단주 대행은 치바롯데 구단주 대행 역할을 맡기 전 롯데홀딩스 이사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역임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돼 이구치 감독과 함께 팀을 떠났다.
'FRIDAY'는 "벤치에 들어갈 수 인원은 한정이 돼 있는데, 올해 치바롯데에는 여성 스태프가 시즌 도중부터 벤치에 들어갔는다"며 익명을 요구한 기자의 말을 빌려 "멘탈 케어를 목적으로 벤치에 들어간 것 같다. 하지만 요가 강사 출신으로 멘탈 케어 자격은 없었던 것 같다. 해당 여성의 말을 순순히 들어줄 선수는 많지 않다. 조언이 선수에 머물렀으면 괜찮았겠지만, 코치진에게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구치 감독과 야구관이 비슷한 코칭스태프들은 카와이 구단주 대행 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터. 때문에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이다. 'FRIDAY'는 "코칭스태프의 불만이 머지않아 아버지인 사장의 귀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스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올해 치바롯데에서는 외국인 타자 레오니스 마틴이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마틴은 구단에 아무런 의사도 밝히지 않았고, SNS를 통해 '추후 이유를 설명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이에 'FRIDAY'는 또 다른 익명의 기자의 멘트를 통해 "시즌 중 외국인 여러 외국인 선수가 귀국했지만, 이구치 감독이 모르게 귀국 이야기가 진행된 선수도 있다"며 "해당 여성이 영어가 능통한데, 카와이 전 사장에게 이야기를 하고 이구치 감독과 상담도 하기 전에 귀국이 내정된 예도 있었다. 이구치 감독도 시즌 막판부터는 해당 여성 스태프와 거리를 두게 됐다"고 언급했다.
일본 '석간 후지'도 치바롯데의 '막장 운영'에 비판을 쏟아냈다. '석간 후지'는 "카와이 구단주 대행과 이구치 감독, 두 사람을 한 번에 날린 것은 시게미츠 아키오(신동빈) 구단주 밖에 할 수 없다"며 "이번에는 카와이 구단주 대행의 구단 사물화가 수뇌진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보도했다.
결국 카와이 구단주 대행이 팀을 떠났으나, 구단주 대행과 그의 딸의 만행이 이구치 감독의 입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석간 후지'는 "다른 구단으로부터 웃음거리가 되면 시게미츠(신동빈) 구단주의 귀에 들어가는 것도 시간문제"라며 "카와이 구단주는 임기 만료라는 명목으로 팀을 떠났지만, 이구치 감독도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카와이 카쓰미 치바롯데 마린스 구단주 대행, 이구치 타다히토 전 치바롯데 마린스 감독.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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