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올 시즌은 4위로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개막도 하기 전 강백호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타자 라모스는 중도 퇴출됐다. 그뿐만 아니라 주축 선수들은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렸고 KT 위즈가 그렇게도 고대하던 '완전체 타선'은 시즌 종료 때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끝까지 제 몫을 했던 타자가 있다. 바로 조용호(33)다.
올 시즌 조용호는 131경기 타율 0.308 146안타 44타점 출루율 0.374 OPS 0.756를 기록하며 KT의 리드오프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지난 2017년 1군에 데뷔한 이후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조용호가 3할 타자가 되기까지 야구 인생은 험난했다. 야탑고 3학년 시절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어깨 부상을 당해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단국대에 진학해 프로의 꿈을 키웠지만 이번에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드래프트를 앞둔 대학 4학년 때 발목 부상을 당하며 또다시 좌절했다.
하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다시 한번 더 도전했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에서도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전역 후에도 야구에 대한 꿈을 저버릴 수 없었던 조용호는 모교 단국대에서 훈련을 했는데 이 선택이 지금의 조용호를 만든 계기가 되었다.
단국대에서 훈련을 하던 중 우연히 김용희 전 SK 와이번스 감독의 눈에 띄어 입단 테스트를 제의받았고 SK 육성선수로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는 쉽지 않았다. SK 외야는 자리가 없었다. 포지션 경쟁에 밀린 조용호는 대부분 2군에서 시간을 보냈고 2018 시즌을 마치고 KT로 무상 트레이드됐다. KT로 이적 후 기회를 잡은 조용호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KT의 돌격대장으로 거침없이 달렸고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뒤늦게 꽃을 피우며 '제2의 야구 인생'이 시작됐다.
조용호는 타석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상대 투수의 많은 투구수를 이끌어내고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다. 헛스윙 비율은 낮고 컨택율은 높다. 전형적인 리드오프 스타일이다.
무명 선수였던 조용호는 이렇게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올 시즌 기준 타석을 채운 KT 타자 중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한 KT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었다.
소리 없이 강한 KT 리드오프 조용호가 이제는 가을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독립야구단 출신 조용호가 데뷔 후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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