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당장은, 이 기분을 즐겨라.”
KIA 최고참 최형우(39)에게 2022년은 건재를 확인한 시즌이다. 사실 전반기만 해도 알 수 없는 부진이 이어졌다. 눈 질환은 더 이상 없었고, 특별히 건강에 이상도 없었다. 그러나 78경기서 타율 0.227 7홈런 35타점 29득점에 그쳤다.
후반기에 확연하게 반등했다. 54경기서 타율 0.314 7홈런 36타점 26득점했다. 특히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장타율이 전반기 0.369서 후반기에 0.490으로 상승했다. 출루율도 0.353서 0.385로 소폭 상승. 승리확률기여도가 -0.178서 후반기에 1.336으로 급등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5경기 중 4경기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상당히 끌어올렸다. 결국 132경기서 타율 0.264 14홈런 71타점 55득점 OPS 0.787 득점권타율 0.282. 삼성 시절, KIA에서 4년 100억원 계약 시절보다 여전히 볼륨은 떨어진다. 그러나 최악의 부진에 시달린 2021년에 비해 확연히 반등했다.
신체능력이 떨어진 건 김종국 감독도 인정한다. 잘 맞은 타구도 워닝트랙에서 자주 잡히거나, 내야를 통과하지 못한다. 타구 스피드와 비거리가 아무래도 전성기에 비해 하락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야구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최형우는 주어진 상황서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후반기에 어느 정도 결실을 맺었다.
더구나 김종국 감독은 시즌 막판 최형우를 붙박이 지명타자로 기용하지 않았다. 최형우는 고종욱 등 후배들과 출전 기회를 나눠 가졌다. 종종 결장하기도 했다. 좌익수 수비 비중도 늘어났다. 그러나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페이스를 올렸다.
KIA 타선에서 최형우의 영향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갖춘 타자가 생산력을 올리는 것보다 반가운 일이 있을까. 주루할 때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도 은근히 돋보인다. 5일 광주 LG전 막판에 옆구리 정우영이 올라오자 과감하게 2루를 훔쳤다.
KIA는 13일부터 KT와 와일드카드결정전을 갖는다. 포스트시즌에만 53경기에 출전한 최형우의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포스트시즌 커리어 대부분이 삼성 시절이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은 2018년 1경기, 준플레이오프는 2008년 3경기가 전부다. 알고 보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사나이다. 플레이오프 통산 11경기서 타율 0.283 2홈런 9타점 6득점. 한국시리즈는 타율 0.232지만, 무려 38경기에 출전했다. 4홈런 18타점 12득점.
과거의 기록은 기록일 뿐, 최형우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즌을 좋은 흐름으로 마친 게 고무적이다.
최형우는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기분이 좋다. 마지막까지 어려운 승부가 많았는데 후배 선수들도 이를 계기로 많은 점을 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은 시즌에 너무 고생했으니 후배 선수들에게 이 기분을 즐기라고 하고싶다. 며칠 남지 않았지만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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