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팬 분들께 미안하지도 않나"
롯데 자이언츠는 11일 "배영수 전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 리키 마인홀드 코치가 개인적인 문제로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된 후 임경완 불펜코치가 메인 투수코치 역할을 맡아왔으나, 시즌이 끝난 뒤 발 빠르게 움직이며 배영수 코치를 영입했다.
배영수 코치는 지난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를 거쳐 20시즌 동안 499경기에 출전해 138승 122패 3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 2004년 정규시즌 MVP, 투수 골든글러브를 품은 '레전드' 출신의 코치다.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배영수 코치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 두산에서 두 시즌 동안 불펜과 메인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난 뒤 두산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롯데에서 코치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배영수 코치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진심이 담긴 '구애'가 배영수 코치의 마음을 움직였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배영수 코치는 "롯데 측에서 약 3개월 전부터 '도와달라.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롯데가 정말 진지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롯데와 인연이 많은 편인데, 롯데 쪽으로 마음이 움직이더라"고 입단 이유를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37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팀 평균자책점 4.45(9위)로 작년보다는 나아졌으나,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가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운드에서의 탄탄함은 필수적이다. 마운드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같은 실수가 반복될 뿐이다.
배영수 코치는 롯데 투수진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현실'을 직시하고 끝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 써달라"며 "지금 롯데 투수 중에는 A급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볼이 빠르다고 다 A급 선수는 아니다. 선수들이 스스로 해야 한다. 부산에서 야구를 한다고 모두가 스타는 아니다. 팬 분들께 미안하지도 않나"라고 말 문을 열었다.
결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배영수 코치는 "선수들이 잘했다면, 8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팬분들의 사랑에 걸맞게 행동하고 훈련을 해야 성적이 나온다. 결국 선수들이 직접 보여줘야 한다. 코치는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이다. 현실 파악을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평균자책점(4.47)에 비해 팀 FIP(3.61, 2위)는 매우 좋은 편이다. 배영수 코치도 이 점에서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는 "롯데 투수들의 FIP는 좋은 편이다. 그리고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이 두 가지 때문이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개인의 능력치를 얼만큼 끌어내느냐의 싸움인데, 땀을 흘리고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는 오는 17일부터 11월 24일까지 총 32일간 마무리캠프 훈련에 돌입한다. 배영수 코치 또한 마무리캠프 때부터 팀에 합류해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할 전망. 배영수 코치는 "나도 나이가 젊은 편인데, 걱정도 많지만 재밌게 해보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배영수 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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