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강야구 감독, 이승엽입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직함 부자’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 이사장이자 KBO 홍보대사, SBS 해설위원이자 SBS 편먹고 공치리 시리즈에 출연 중인 예능인이다. 아울러 올해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은퇴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몬스터즈 사령탑을 역임 중이다.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7월16일 서울 잠실야구장. 이승엽은 KBO가 기획하고 선정한 40주년 ‘레전드 40인’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KBO는 전문가 및 팬 투표를 통해 선정한 레전드 1~4위를 특별히 팬들 앞에서 소개하며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승엽은 당당히 4위를 차지했다.
당시 이승엽은 마이크를 잡고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최강야구 감독, 이승엽입니다.” 수많은 직함 가운데 왜 ‘감독’을 택했을까. 본심은 본인만 알지만, 그만큼 감독직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이 투영됐다고 봐야 한다.
최강야구를 보면 이승엽 감독도, 선수들도 예능이 아닌 진심으로 야구를 대한다. 예능프로그램인데 예능이라는 걸 잊고 야구에 몰두해서 더더욱 인상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감독은 실제로 철저히 상대를 분석하고 몬스터즈 멤버들의 컨디션을 감안해 라인업을 구성하고 투수 기용 및 교체를 결정한다.
경기 도중에는 믿음과 함께 승부사로서의 모습도 드러낸다. 생각지도 않은 타이밍에 작전을 걸기도 하고,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격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런 모습들이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라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진심이라는 걸 1~2번만 시청해도 잘 알 것이다.
이승엽이 프로구단 감독에 관심이 있다고 실제로 언급한 적은 한번도 없다. 9월16일 ‘FTX MLB 홈런더비X서울’ 기자회견서도 현직 프로 지도자의 꿈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나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10개 구단 지도자들에게 예의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승엽다운 발언이었다.
그러나 지도자, 그 중에서도 감독을 마다할 야구인이 있을까. 야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승엽은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늘 감독을 포함한 프로구단 현직 지도자에 대한 꿈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저런 이유와 흐름 때문에 친정 삼성을 비롯한 그 어느 구단과도 인연을 맺지 못한 것일 뿐이다.
두산은 모기업에 이승엽을 포함한 후보군을 올렸다. 물론 협상 우선 순번도 명시했을 것이다. 박정원 구단주가 OK 사인을 내리면 실제로 움직이고 다시 재가를 받는 과정을 거친다. 이승엽이 두산 신임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100% 확정된 건 없다.
두산은 7년 연속 팀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결별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앞뒀다. 리빌딩 혹은 리툴링이 불가피하다. 이승엽이 실제로 지휘봉을 잡는다면, 두산의 야구명가 재건이라는 만만치 않은 숙제를 안는다. 프런트, 새롭게 구성할 코치들 등 주변인들과의 협력과 도움이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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