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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메리칸리그 홈런공장장인데…
시애틀 매리너스 스캇 서비스 감독의 ‘디시전’이 엄청난 독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내내 선발로 나간 핵심 왼손투수 로비 레이(31)를 마무리로 올렸다가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레이는 2020시즌 도중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으며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투수다.
더구나 2021시즌에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해 후반기부터 부진에 빠진 류현진을 제치고 토론토 에이스로 등극하며 주가를 높였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5년 1억1500만달러(약 1648억원)에 시애틀과 계약했다.
올 시즌 32경기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32경기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한 작년보다 볼륨이 살짝 떨어졌다. 그래도 작년 193이닝에 이어 올해도 189이닝을 성실하게 소화했다. 기복은 작년보다 심했지만, 계산이 전혀 안 되는 투수는 아니었다.
그런 레이의 단점 중 하나가 피홈런이다. 정규시즌에 32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33피홈런의 게릿 콜(뉴욕 양키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피홈런. 더구나 9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와일드카드시리즈 1차전서도 홈런 두 방을 맞았다.
당시 시애틀은 1-8로 뒤진 경기를 10-9로 뒤집고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당시 레이의 3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4실점 부진이 상대적으로 묻힌 감이 있었다. 시애틀로선 레이의 포스트시즌 활용법을 두고 고민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서비스 감독이 레이를 이런 식으로 쓰는 건 의외였다. 12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시애틀은 8회말에 2실점했으나 여전히 7-5로 앞서갔다.
9회말 시작과 함께 마무리 폴 시월드가 올라왔다. 그런데 2사 1루서 제레미 페냐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1,2루가 되자 갑자기 레이로 교체됐다. 레이는 선발 등판 후 단 사흘만에 뜬금없이 구원 등판했다. 올해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통틀어 첫 구원 등판.
물론 요단 알바레즈는 왼손타자이긴 하다. 그러나 알바레즈는 레이의 초구 싱커를 파울로 커트한 뒤 2구 93마일 한가운데 싱커를 통타, 역전 끝내기 우월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순식간에 휴스턴 팬들과 선수들이 열광했고, 레이는 패전을 뒤집어썼다.
CBS스포츠는 레이가 커리어 내내 왼손타자 상대 성적이 좋았고, 올 시즌 홈런을 많이 맞았지만 좌타자에겐 단 4개만 맞았다고 지적했다. 시애틀에 확실한 왼손 불펜이 드문 상황도 짚었다. 그러나 알바레즈가 올 시즌 왼손투수에게 타율 0.321로 강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비스 감독은 CBS스포츠에 “계획이었다. 더 잘 실행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나쁜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쉽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감독의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결과도 얻지 못했고, 레이도 살리지 못했다.
[레이.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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