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피렐라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었던 덕분에 5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2022시즌 최고타자 경쟁은 일찌감치 이정후(키움) VS 호세 피렐라(삼성)로 좁혀졌다. 전반기에는 각종 클래식 스탯에서 1~2위를 주고받았지만, 2차 스탯에선 대부분 이정후 1위, 피렐라 2위였다. 그러다 후반기에 이정후가 좀 더 치고 나가면서 최고타자 입지를 굳혔다.
다만 타율과 최다안타는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했다. 결국 이정후의 뒷심이 좀 더 강력했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도 못한 타격왕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1994시즌에 그랬던 것처럼 24세 시즌에 타격 5관왕에 올랐다.
142경기서 553타수 193안타(1위) 타율 0.349(1위) 23홈런 113타점(1위) 85득점 출루율 0.421(1위) 장타율 0.575(1위).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부자 타격왕, 부자 5관왕에 이어 부자 MVP도 확정적이다. 올해 이정후보다 뛰어난 시즌을 보낸 선수가 있을까.
그런 이정후가 피렐라를 리스펙트했다. 구단을 통해 “두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8일 잠실)서 무안타에 그쳤다. 피렐라가 2안타(최종전, 8일 대구 SSG전)를 치면서 자칫 최다안타 부문 수상을 놓칠 수도 있었다. 후반기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최종전 이전)앞선 경기들에 너무 많은 집중력을 쏟았던 거 같다. 역시 매 순간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최다안타에서 피렐라를 1개 차로 따돌렸다. 피렐라는 5일 수원 KT전서 4안타를 몰아쳤고, 시즌 막판 10경기서 15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말대로 최종전서도 2안타를 쳤다. 반면 이정후는 최종전서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시즌 마지막 10경기서 무려 21안타를 몰아치며 피렐라를 제치고 극적으로 타이틀을 따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피렐라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었던 덕분에 5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피렐라에게 한 시즌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팀 투수들이 피렐라를 상대로 강했다. 투수 형들도 제가 5관왕을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실제로 이정후가 타격 전 부문에서 시즌 내내 독주했다면 긴장감이 떨어져 오히려 생산력이 떨어졌을 수 있다. 피렐라와 타율, 최다안타에서 시즌 마지막까지 경합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봐야 한다.
최종전서 응집력이 떨어진 부분을 자책했지만, 올 시즌 단 2경기만 결장한 채 계속 달려온 걸 감안하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시즌 막판 일정이 여유 있었지만, 오히려 타격감 유지에 어려운 요소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야구도 잘하는데 겸손함도 MVP급이다. 피렐라를 치켜세우며 훌륭한 인성까지 드러냈다. 이래저래 칭찬밖에 할 수 없는 특급타자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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