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1으로 갈 수도 있지 않겠어요?”
KIA의 페넌트레이스 5위가 확정된 7일 광주 KT전 직후 장정석 단장을 만났다. 장 단장과 이런저런 야구 얘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포스트시즌 얘기도 나왔다. 장 단장은 김종국 감독이 와일드카드결정전서 선발투수 2명을 한 경기에 붙이는 ‘1+1’을 실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은 많아야 2경기다. 선발투수는 두 명만 있으면 된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13일 1차전 선발투수로 션 놀린을 예고했다. 에이스 양현종이 아닌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양현종은 후반기에 12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5.19로 썩 좋지 않았다.
반면 놀린은 후반기 13경기서 6승3패 평균자책점 1.90으로 실질적 에이스였다. 토마스 파노니도 후반기 13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41로 양현종보다 좋았다. 심지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5일 광주 LG전서 6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게 포함된 수치다.
놀린은 전반기 8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3.53.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압도적이지도 않았다. 결정적으로 5월20일 NC전 이후 7월27일 NC전서 돌아오기까지 2개월간 종아리부상으로 쉬었다. KIA가 이 기간 놀린의 교체까지 고려했다가 워크에식에 문제를 일으킨 로니 윌리엄스를 내보내기로 급선회하기도 했다.
놀린의 최대약점은 좌타자 승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0.278, 피OPS 0.681이다. 우타자 피안타율 0.208, 피OPS 0.561에 비해 확연히 높다. 그러나 놀린은 후반기 들어 좌타자에게 팔 높이에 약간 변형을 주는 등 나름대로 좌타자 공략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한 마디로 ‘미우새’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포스트시즌서도 합격점을 받으면 재계약을 맺지 말라는 법이 없다. 파노니도 마찬가지다. 또한, 가을야구는 선발투수들이 완급조절을 덜 하기 때문에 스피드, 회전수 등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패스트볼 평균 140m대 초반을 찍는 놀린과 파노니가 가을야구 통념까지 깬다면 KIA의 업셋 가능성이 그만큼 올라간다.
실제로 KIA는 1차전서 놀린+파노니 혹은 놀린+이의리 조합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불펜이 익숙하지 않은 양현종은 2차전에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KT 선발진의 밸런스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편이지만, KIA도 선발진의 힘은 크게 밀리지 않는다. 놀린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여러모로 해 볼만한 승부다. 불펜의 에너지 비축에선 확실한 우위다.
[놀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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