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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포효했어야 했는데,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오더라"
KT 위즈 소형준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KT는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대단히 큰 역할을 했다. 쿠에바스는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KT 유니폼을 벗게 됐지만, 큰 걱정은 없었다. '강심장' 소형준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기 ??문이다.
소형준은 지난 2020년 '고졸 루키'로 KBO리그 데뷔와 동시에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도 위축되거나 긴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형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 타선을 6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포스트시즌 첫 승 수확과 함께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소형준은 정규시즌 마지막 KIA전에서 다소 부진한 투구를 펼쳤지만, 큰 무대에서는 확실히 달랐다. 소형준은 3회까지 KIA 타선을 '퍼펙트'로 묶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4회부터는 아슬아슬한 투구를 펼쳤으나,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KT가 준플레이오프(준PO) 무대를 밟는데 선봉장에 섰다.
소형준은 13일 경기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하게 됐다. 사령탑도 소형준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역시 빅게임 투수답게 많은 이닝을 끌어줬다. 부족한 불펜에 여유를 줬다"고 칭찬을 쏟아냈다.
좋은 투구를 펼쳤지만, 소형준은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60점"을 부여하며 "3-2로 가는 점수를 주지 않았다면, 조금 더 쉽게 갈 수 있었는데, (강백호의 송구를) 놓쳐서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다. 조금 더 깔끔하게 막았다면, 벤자민이 올라올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어 60점"이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소형준은 올 시즌 무려 171⅓이닝을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힘들법한 상황.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구위는 정규시즌 막바지와 분명 달랐다. 소형준은 "나도 몸을 풀면서 놀랐다. 시즌 때와 달리 공이 잘 가더라. 3회 이후 구위가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더 자신 있게 던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좋은 구위로 던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데뷔 3년차에 불과한 소형준은 그동안 수많은 경험을 쌓았다. 소형준은 데뷔 1년차 포스트시즌에서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섰고, 지난해에는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올해는 수원 홈구장에서 열린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제 실력을 뽐냈다.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여유가 흘러넘쳤다.
특히 소형준은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황대인을 삼진 처리한 뒤에는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사실 극적인 상황에서 삼진을 잡으면 (배)정대 형 처럼 큰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오더라. 포효를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포효를 했어야 영상에도 나오는데, 한숨이 먼저 나왔다"며 "준PO에서는 상황이 나오면 꼭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KT 선발투수 소형준이 13일 오후 경기도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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