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진짜 군인이 된 거야?'
지난 2020시즌 부산 KT에서 한솥밥을 먹던 외국인 선수 마커스 데릭슨이 까까머리를 한 일병 허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 1일 경상남도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2 MG새마을금고 KBL CUP'에서 서울 삼성 데릭슨이 고양 캐롯과의 경기를 마치고 코트를 빠져나가려다 한 사람을 발견하고는 다시 코트 중앙으로 걸어갔다. 발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지켜본 뒤 본인이 알던 허훈이 맞다는 걸 확인하고 두 선수는 반갑게 인사했다.
'KBL CUP'은 통영체육관에서 하루에 두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첫 경기는 서울 삼성과 고양 캐롯의 경기였고, 두 번째 경기는 국국체육부대 상무 농구단과 창원 LG의 경기였다. 데릭슨은 첫 경기를 치렀고, 허훈은 두 번째 경기를 하기 위해 코트에 나와있었다.
두 선수는 짧은 시간 함께 뛰었지만 서로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2년 만에 KBL로 돌아온 데릭슨이 먼저 허훈을 알아봤고 허훈도 미소로 화답했다. 우연히 서로를 알아본 두 선수의 반가운 만남이었다.
허훈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입대했고 현재 국군체육부대 상무 농구단에서 뛰고 있다. 그래서 데릭슨이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고 몇 번이고 확인을 한 것이다.
데릭슨은 허훈의 모습에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한국의 징병제를 몰랐던 데릭슨은 짧게 자른 머리와 검게 그을린 허훈을 보고 믿기지 않는다며 왜 군인이 되었는지 물었고 허훈은 웃으며 답했다.
한편 데릭슨은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출신으로 정확한 3점슛과 폭발적인 득점력이 장점인 선수였다. 지난 2020시즌 부산 KT의 1옵션 외국인 선수였지만 9경기만을 소화한 채 퇴출됐다. 9경기 평균 18.9점 10.2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뇌진탕에 의한 어지럼증을 호소해 결국 미국으로 떠났다.
데릭슨은 미국에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며 치료에 전념했다. 그러다 지난 시즌 KBL로 복귀할 기회를 잡았었다. 고양 오리온은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릭슨을 영입하려 했지만 신경안경제 복용 이력으로 도핑 테스트에 걸려 무산됐다. 그리고 올 시즌 서울 삼성의 부름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반면 허훈은 지난 5월 16일 입대했고 18개월의 군 복무를 마친 뒤 오는 2023년 11월 15일에 전역할 예정이다.
이날의 만남은 올 시즌 두 선수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군인이 된 허훈을 보고 깜짝 놀란 마커스 데릭슨. 사진 = 통영(경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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