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이 실제로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 리빌딩을 진두지휘하는 임무를 받는다. 그러나 리빌딩도 기둥이 필요하다. 두산은 외부 FA 영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산이 모기업에 보고한 감독후보 리스트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승엽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승엽이 두산 지휘봉을 잡는 게 기정사실화됐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르면 포스트시즌 일정이 없는 14일에 공식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감독’ 이승엽이 실제로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 가장 중요한 임무는 리빌딩이다. 두산은 지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주축들의 피로도가 높았다. 아울러 FA가 거의 매년 조금씩 이탈했다. 반면 대체자들의 성장은 더뎠다.
결국 두산은 올 시즌 9위로 추락하면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감행할 전망이다. 이미 13일 방출자를 발표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의 리빌딩이 불가피하다. 누가 봐도 최소 1~2년 정도 팀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두산의 신임 감독은 미래의 새로운 기둥이 될만한 선수들을 경합시키고, 기용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공정한 경쟁,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필수다. 신임 감독이 이승엽처럼 지도자 경험이 없는 경우라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승엽은 지도자를 해보지 않았지만, 은퇴 후 행보를 보면 분명 장점이 많은 야구인이다. 더구나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감독직을 수행 중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식견, 판단력, 믿음 등 지도자로서 좋은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강야구와 KBO리그는 엄연히 하늘과 땅 차이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이끄는데 부족한 부분을 실감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실제로 두산이 이승엽을 신임감독으로 선임하면 코칭스태프 조각은 물론이고 프런트의 긴밀한 도움이 필수다.
아울러 리빌딩도 맨 땅에서 진행하는 건 위험하다. 최소한의 기둥을 탄탄히 세워놓고 시작하는 게 이상적이다. KBO리그 역사가 증명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화가 지난 2년간 극단적인 리빌딩을 시도했으나 그렇게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런 점에서 두산도 외부 FA 영입을 시도할 만한 적기다. 마침 다가올 2022-2023 FA 시장에서 내부 FA는 박세혁, 임창민 정도다. 내년부터 시행할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지만, 두산은 비교적 곳간이 넉넉한 편이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외부 FA 영입에 인색했다. 김태형 전 감독이 부임한 2014-2015 시장에서 장원준을 4년 84억원에 영입한 뒤 외부 FA 영입이 없었다. 단, 써야할 때는 과감하게 썼다. 2021-2022 시장에서 김재환을 4년 115억원에 잘 붙잡았다. 두산이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이승엽에게 지휘봉을 준다면 외부 FA 영입으로 팀에 안정감을 심어주는 게 필수다.
다가올 FA 시장의 최대어는 단연 양의지다. FA 자격 단축 원년이라 예년보다 1.5배~2배 가까운 선수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그 중에서 유일한 S급이다. 두산은 2018-2019 시장에서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NC로 보낸 아픔이 있다.
두산이 올 겨울 양의지를 데려올 수 있다면 데려오는 게 맞다. 이미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갖고 있다. ‘쩐의 전쟁’서 이기려면 화끈하게 돈다발을 풀어야 한다. 박세혁도 괜찮은 포수지만, 여러모로 양의지와는 역량의 차이가 있다. 더구나 양의지는 지명타자로도 가치가 상당하다. 박세혁을 붙잡고 양의지까지 영입하면, 신임감독에겐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그 주인공이 이승엽이라면 더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승엽(위, 가운데), 양의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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