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원짜리 초보감독…이승엽이니까 가능, 두산 ‘파격 리빌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려 18억원이다. 파격적인 대우다.

두산이 이승엽 신임감독을 사령탑으로 임명하면서 공개한 계약조건이 파격적이다. 3년 계약에 총액 18억원이다. 계약금 3억원에 연봉 5억원이다. 역대 초보감독 최고대우다. 요즘 KBO리그 초보감독은 2년 계약이 대세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 1~3위 SSG 김원형 감독, LG 류지현 감독, 키움 홍원기 감독 모두 초보 감독으로 2년 계약을 했다. 김 감독은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5000만원에 총액 7억원, 류 감독은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에 총액 9억원, 홍 감독은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에 총액 6억원이다.

최근 NC와 정식감독 계약을 맺은 강인권 감독이 3년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액 10억원이다. 올해 초보감독으로 계약한 KIA 김종국 감독도 3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액 10억5000만원이다.

더구나 위에 거론한 감독들은 수년간 해당 팀 혹은 타 팀에서 코치로 일해온 지도자들이다. 물론 감독 경험이 없다고 해서 파격대우를 받지 말라는 법은 없다. 두산은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두산이 야구계에서 이승엽 감독이 미쳐온 무게감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면 18억원이란 액수를 책정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이 감독은 은퇴 후 야구계 안팎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선배들에게 인정받는,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야구인이자 야구계 최고의 셀럽이다.

이로써 두산은 파격적인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휴유증을 올해 한꺼번에 겪었다. 이미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들어갔다. 리빌딩은 단순히 성적을 내는 것 이상으로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이 감독에 대한 충분한 인내가 필요하다. 2년이 아닌 3년이라는 계약기간에서 잘 드러난다. 아울러 김태룡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긴밀한 도움, 코칭스태프 구성이 중요해졌다. 두산 프런트는 그동안 합리적인 일처리로 명가 구축에 디딤돌이 돼왔다. 이 감독 체제에선 더더욱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 중요하다.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