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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동급생 오타니의 활약에 자극받았다"
일본 '닛칸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17일(이하 한국시각) "한신 타이거즈가 올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후지나미 신타로의 포스팅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후지나미는 오사카 토인고교 시절이던 2012년 고시엔 봄·여름 대회 2연패를 이끄는 등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라이벌'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와일드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150km 이상의 위력적인 패스트볼은 스카우터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4개 구단이 경합을 벌였고, 한신이 후지나미를 품게 됐다.
후지나미를 1라운드에서 뽑은 것은 '대성공'이었다. 후지나미는 데뷔 첫 시즌 24경기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점 2.75로 활약, 2015년에는 28경기(7완투, 4완봉)에 나서 199이닝을 던지는 동안 221탈삼진, 14승 7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10승을 수확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잘나가던 후지나미의 추락은 순식간이었다. 입단 당시부터 마이너스 요소로 꼽혀왔던 제구가 점점 들쭉날쭉하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프로 데뷔 초 3시즌 동안 35승을 수확했던 후지나미는 이후 7시즌에서 단 22승에 그쳤고,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도 섰다.
후지나미는 지난 2020년 파티를 벌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뭇매를 맞았다. 그리고 '지각' 문제로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라이벌'로 불리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며 성공한 반면, 후지나미는 끝없이 추락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후지나미는 올해 8월 이후 7경기에서 6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꿈을 이루기 위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지나미는 한신과 상의 끝에 허락을 받아냈고,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에 도전하게 됐다.
최근 7년간 단 22승에 불과했던 후지나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승부를 해보고 싶다"며 "30대 초중반이 되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쉽지 않다. 젊을 때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지나미가 빅리그 입성을 희망한 이유로는 '라이벌' 오타니를 비롯한 일본 선수들이 성공을 거둔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후지나미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마에다 겐타(미네소타)와 동급생 오타니, 스즈키 세이야(컵스)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입성해 기회가 생긴다면 오타니와 맞대결도 희망했다. 후지나미는 "내가 메이저리그에 있으면 맞붙을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가 되고, 대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좋은 대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후지나미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선발 투수를 하고 싶지만, 딱히 원하는 것은 없다. 그 입장의 선수가 아니다"라며 "10년간 한신에서 뛰었지만, 최근에는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따듯하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후지나미 신타로. 사진 = 한신 타이거즈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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