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가을야구의 축제가 시작되었고 출발은 좋았다. 팬들은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야구의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첫 경기가 다였다.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는 1만 7600명 관중이 입장해 매진을 기록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매진된 것은 지난 2016년 KIA와 LG의 경기 이후 6년 만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17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양 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일요일 경기였지만 1만 5018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매진에 실패했다. 고척스카이돔 상단의 좌석은 상당수 비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더 심각했다. 평일 경기임을 감안하더라도 1만 명도 채 들어오지 않아 흥행에 완전히 실패했다. 이날 관중수는 9282명이었다. 고척스카이돔 전체 1만 6300석 중 약 57%만 채워진 셈이다.
올 시즌 키움은 고척돔에서 치른 72번의 홈경기 총 관중은 34만 9773명이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4858명으로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그런데 상대팀 KT도 관중 동원력이 좋은 팀은 아니다. 올 시즌 KT의 수원 홈경기 총 관중은 53만 2268명이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7393명으로 리그 7위였다.
비록 정규 시즌보다는 많은 관중이 들어왔지만 상대적으로 비인기 팀들의 맞대결이라 그런지 포스트시즌인데도 빈 좌석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하지만 이건 비인기 팀의 비애라고만 볼 수 없다. 올 시즌 KBO리그는 607만 6074명의 관중이 함께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와 야구 인기 하락으로 관중 수가 많이 감소했다. 관중수가 600만 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4년(650만 9915명) 이후 8년 만이다. 허구연 KBO 총재가 말했던 '9회말 1사 만루 위기'는 사실이었다.
지난 3월 허구연 KBO 총재가 한국 프로야구 수장으로서의 첫발을 떼며 "팬과 함께 위기를 넘어 천만 관중 시대 열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팬 퍼스트를 강조하며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국제대회 부진, 잇단 판정 논란, 선수들의 각종 사건사고 등 야구계는 계속해서 팬들을 실망시켜왔다.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팬들은 떠났고 떠난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오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이대로라면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더 추락할 수도 있다. 소위 인기팀이라 불리는 LG와의 플레이오프, SSG와의 한국시리즈 때는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며 가을밤의 마지막을 수놓을 수 있을까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모두 매진에 실패한 고척스카이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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