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기본기, 디테일, 그리고 팬이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두산은 최근 김태형 감독과 계약이 만료되자 8년간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지난 14일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을 선임했다. 현역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는 36번이지만, 이승엽 감독은 두산에서 77번을 달게 됐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7년간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해당 기간 동안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4회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매년 핵심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팀을 떠나면서 전력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 시즌 베어스 구단 창단 최다패(82패)와 첫 9위로 추락했다. '리툴링'을 목표로 하는 두산은 김태형 감독과 결별,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017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은퇴한 뒤 현장을 떠나있었다. 그러나 두산은 "이승엽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감독 선임 배경을 밝혔다.
18일 취임식을 가진 이승엽 감독은 1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본격 선수단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 다음은 이승엽 신임 감독의 취임사
안녕하십니까. 두산 베어스 11대 감독 이승엽입니다.
먼저 명문구단 두산 베어스의 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 박정원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전풍 사장님 김태룡 단장님께도 감사합니다.
은퇴후 모처럼 기자분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축하한다는 말씀과 함께 모두 감독 이승엽의 철학을 물어오셨습니다. 그때마다 강조한 키워드는 세 가지입니다. 기본기, 디테일, 그리고 팬입니다.
첫 번째, 기본기입니다. 현역 시절 홈런타자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선수 이승엽'은 언제나 기본에 충실했습니다.
두 번째, 디테일입니다. 디테일에 강한 일본야구를 몸으로 경험하면서 그 철학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기본은 땀방울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선수 시절 맞붙었던 두산베어스는 탄탄한 기본과 디테일을 앞세워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던 팀이었습니다. 그 '허슬두'의 팀 컬러를 다시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가을야구, 더 나아가 'V7'도 그 토대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팬입니다. 제아무리 강한 야구, 짜임새 있는 야구라도 팬이 없다면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팬들에게 감동을, 그라운드 밖에서는 팬들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팬 퍼스트 두산베어스'가 목표입니다.
지금 저에게 가장 많이 붙는 단어, '초보감독'입니다. 코치 경험도, 지도자 연수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3시즌이 시작되면, 지금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습니다.
저는 현역 23년간 야구장 안에서, 은퇴 후 5년간 야구장 밖에서. 28년 동안 오직 야구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 찾아올 수 있는 '감독 이승엽'을 준비해왔습니다. 모두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자신이 없었다면 이 도전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승엽(46)이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제 11대 두산 베어스 감독 취임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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