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단순히 역할에 몰입하고 연기에만 신경 쓸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파고 들어간 영화가 얼마만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치열했다."
'시간위의 집'(2017) 이후 5년 만의 영화 '자백' 개봉을 앞둔 배우 김윤진의 말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촬영이 끝나면 몸이 쑤시고 아팠다. 액션 영화를 찍는 게 나을 정도로 압박감이 심했다"라고 털어놨다.
윤종석 감독이 연출한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 사업가 유민호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2017)를 원작으로 했다.
김윤진은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로 변신해 유민호 역의 배우 소지섭과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쳤다. 유민호의 진술에서 허점을 발견한 뒤 사건을 재구성하며 극을 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인 만큼 표정부터 시선, 눈빛까지 꼼꼼하게 설계한 김윤진이었다.
코로나19로 개봉 연기 끝에 영화를 선보이게 된 김윤진은 "개봉할 수 있어서 좋다. 언론 시사회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에도 '이러다 계속 개봉 못하고 OTT로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관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별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지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잘 넘긴 것 같아 좋다. 무대 인사로도 관객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기대된다. 계속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이다. 자랑하고 싶고 애정이 많이 간다. 인터뷰하는 게 하나도 힘들지 않은 이유가 너무 기뻐서인 것 같다"라고 웃었다.
김윤진은 "원작과 가장 큰 차이는 후반부"라면서 "반전 후에 오는 설명도 추가됐다. 원작은 쿨하고 시크한 스릴러이지만 반전만을 위해 달려간다. '자백'은 반전도 있고 엔딩의 통쾌함이 더 깊이 있다. 전체적으로 다른 영화 같이 느껴졌다"라고 자신했다.
또 "감독님의 각색이 한국 영화에 더 적합했다. 사실 대본을 받고 원작이 있다고 해서 봤는데 보고 나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훨씬 높아졌다. 그대로 가도 안전한데 다른 식으로 표현해서 좋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윤진은 "'자백'은 기막힌 반전과 메시지가 있고 여운이 조금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신파적이지 않아 너무나 좋았다. 적절한 줄 타기를 잘한 것 같다. 감독님이 음악, 조명, 편집, 의상을 고를 때 얼마나 크게 고민하고 영화를 완성했는지 느껴졌다"라고도 말했다.
양신애를 놓고 "연기하기에 까다로울 수 있지만 재밌겠더라"라고 한 김윤진은 "메시지가 좋았다. 한 사람의 무게, 목숨,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준다. 단순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한 사람이 희생당하고 세상에서 없어지는 여파가 얼마나 크고 센지 고리타분하게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재밌게 풀어낸다. 각색이 좋았다. 한국적인 정서로 잘 옮겨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감이 올라갔다"라고 각본을 받아든 이유를 밝혔다.
김윤진은 양신애와 보다 더 가까워지려 체중 감량도 감행했다. "다이어트를 해왔지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었는데 3kg을 뺐다"는 것.
상대역 소지섭과의 연기 합은 어땠을까. 김윤진은 "최고였다. 정말 좋은 배우다"라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다시 호흡하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봤으면 하냐고 묻자 "화장실 갔다 오시고 보시라. 중간에 갔다 오면 굉장히 혼란스러운 영화일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지루하지 않은 105분이 될 거다. 장담한다"라며 "감독님과 친분이 없었지만 이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었다. 일부러 자꾸만 더 대본을 보게 되더라. 자연스럽게 좋은 에너지가 전파됐다. 촬영 내내 머리가 되게 아프고 담은 많이 왔지만 즐거운 촬영 현장이었다"라고 했다.
'자백'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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