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송일섭 기자] 치열했던 명승부가 미숙한 경기진행에 차갑게 식었다.
20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의 승자는 KT였다. KT는 3회에 터진 강백호의 홈런과 박병호의 4안타에 힘입어 이정후가 버틴 키움에 9-6으로 승리했다. 양팀은 오는 토요일 고척에서 준플레이오프의 마지막 5차전을 가진다.
업치락뒤치락 하던 명승부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은 8회말 벌어졌다.
8회초 8-4로 뒤지고 있던 키움이 김휘집의 투런포를 앞세워 8-6까지 추격했다. 키움의 기세가 올라올 무렵 진행된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KT 강백호가 우중간 안타를 터뜨렸다. 이후 알포드의 유격수 땅볼때 키움 김혜성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전 타석까지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고 있던 박병호가 등장하자 그라운드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키움 김선기가 박병호에게 4구째 128km 슬라이더를 던졌고 박병호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좌측담장을 향해 뻗어가던 타구는 키움 좌익수 김준완의 글러브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박병호는 고개를 숙이며 덕아웃으로 들어갔지만 KT 이강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KT의 요청으로 비디오판독이 실시됐다. 박병호의 타구가 담장을 맞고 김준완의 글러브로 들어갔다는 것이 KT의 주장이었다. 비디오 판독은 약 3분여동안 이루어졌다. 심판진은 판단을 내렸고 경기 진행요원에게 마이크를 요청했다. 단순한 아웃세이프 상황이 아닌만큼 심판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직접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이 건네받은 마이크는 먹통이었다. 아무리 해도 소리가 나오지 않자 심판은 무전기를 통해 대기심에게 상황을 전달했고 시간이 흐른뒤에야 관중들은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 심판들이 박병호의 타구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실시하고 있다.
▲ 이거 왜 안되는거야?
▲ 마이크 소리가 안나는데
▲ 심판에게 무전기 건네는 경기 진행요원
▲ 심판이 마이크 대신 무전기를 잡고 있다.
KBO 리그 출범 40주년에 진행되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벌어진 미숙한 경기운영에 팬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전날 경기까지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매진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은 이번 가을야구에 또 한번의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는 8천464명이 입장해 올해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저 관중을 기록했다.
[심판이 비디오판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 수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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