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는 스스로 뭐가 문제였던 것 같은데?”
두산이 올 시즌 9위로 추락한 여러 이유가 있다. 타선의 생산력, 특히 부동의 4번타자 김재환의 부진도 한 몫을 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128경기서 448타수 111안타 타율 0.248 23홈런 72타점 OPS 0.800.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그러나 주축멤버로 도약한 2016년 이후 애버리지는 가장 떨어졌고, 홈런과 장타율(0.460)은 두 번째로 가장 낮았다.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행 실패가 굳어지자 뒤늦게 살아나며 성적을 보정했을 뿐이다.
두산이 내년에 도약하려면 김재환의 부활이 필수다. 두산 유튜브 채널 베어스티비는 최근 이승엽 신임 감독과 김재환의 면담을 일부 공개했다. 이 감독은 “팀 홈런이 101개였다. 4번타자가 40개를 쳤으면 130개까지 갔을 텐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율도 2할5푼이고, 6월에는 팀 타율보다도 낮았다.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한데,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네가 딱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를 고칠 수 있도록, 아마 고토 고지 코치가 잘 하시겠지”라고 했다.
이 감독은 김재환의 얘기를 듣고 싶었다. 문득 “뭐가 문제였던 것 같은데?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네. 한번 앉아봐라”고 했다. 자리에 앉은 김재환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다 제가 해결하려다 보니까, 힘이 들어가니까.”
이 감독은 “심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것과 몸에 힘이 들어가는 건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부담 때문에 ‘내가 쳐야 이기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과 타격자세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4번 타자로서 팀을 일으켜야 하는 책임감, 부담은 갖는 게 당연하고, 그와 별개로 기술적으로 힘을 빼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재환이 “세게 치려고 하다 보니까”라고 하자 이 감독은 “세게 치는 건, 나도 진짜 실패를 많이 해봤거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접 방망이를 돌리는 자세를 취했다. 테이크백 이후 곧바로 힘이 들어가면 타격 포인트에서 힘을 낼 수 없다는 원리를 설명했다. 물론 김재환도 머리로 아는데 막상 타석에선 잘 안 됐던 것 같다.
과연 김재환이 국민타자를 만나 2023시즌에 예전의 위용을 찾을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고토 코치와 스킨십을 가장 많이 하겠지만, 여차하면 이 감독이 종종 직접 지도하는 모습도 기대된다. ‘사령탑’ 이승엽의 스타일은 야구 팬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다. 김재환은 “(이승엽 감독님을 만난 게)믿어지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독해야 하겠다 생각도 든다”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과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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