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위형이 아니라서 안 통해?
KIA가 우여곡절 끝에 후반기부터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로 외국인투수진을 꾸렸을 때,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보냈다. 포스트시즌 복귀를 노리는 팀이, 나아가 그 이상을 원하는 팀이 구위형 투수 없이 피네스 피처들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러나 놀린과 파노니는 그런 편견을 어느 정도 깼다. 두 사람은 2022년 후반기에 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투수들이었다. 놀린은 21경기서 8승8패 평균자책점 2.47, 124이닝을 소화하면서 WHIP 1.12에 피안타율 0.244, 퀄리티스타트 13회였다.
후반기에만 13경기서 6승3패 평균자책점 1.90이었다. 140km대 초반의 공을 던지지만, 오버핸드와 함께 스리쿼터로도 투구했다. 왼손타자에겐 꽤 효과를 봤다. 때문에 실제 구속보다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위는 더욱 강력했다는 평가다.
파노니는 14경기서 3승4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했다. 크로스스텝을 놓는 폼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커브를 던질 때 각이 극대화되며 타자들을 상당히 괴롭혔다. 입단 초반에는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하다 변화구를 섞어 투구하며 위력을 극대화했다.
두 사람은 KT와의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에 나란히 등판했다. 놀린은 2⅔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했다. 파노니는 구원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했다. 이 한 경기만으로 두 사람이 가을야구에 강하다, 혹은 약하다를 논하는 건 무리다.
결국 두 사람은 후반기에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고 봐야 한다. 시즌 막판 두 사람을 두고 한 타 구단 감독은 “제구가 좋다. 까다롭다. 그런데 우리 타자들이 치지 못할 공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딱 이 정도의 위력이었다.
KIA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겐 재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놀린과 파노니에겐 약간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최소 둘 중 한 명과 재계약을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선수 시장이 점점 악화한다. 쓸만한 투수를 찾는 게 쉽지 않다. KIA도 당연히 구위형 외국인투수가 가을야구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걸 안다. 그러나 그 투수도 페넌트레이스에서의 성공이 우선이다. 뉴 페이스 투자는 늘 리스크가 뒤따른다. 놀린과 파노니는 이미 KBO리그 적응을 마쳤고, 장, 단점도 확실하다.
김종국 감독은 좌투수 일색의 선발진도 위력만 있으면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매력 있는 우투수가 선발진의 짜임새 측면에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KIA가 2023시즌 대도약을 노리기 위해 다시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외국인투수들에 대한 디시전이 가장 먼저 이뤄진다. 고민을 많이 할 듯하다.
[놀린(위), 파노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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