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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하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도 포스트시즌 들어 죽을 쑨다. 그러나 KBO리그 타격 부문 5관왕의 이정후(키움)에겐 남의 얘기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는 단연 저지다. 저지는 올 시즌 157경기서 타율 0.311 62홈런 131타점 133득점 출루율 0.425 장타율 0.686 OPS 1.111로 맹활약했다.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올랐다. 타격왕을 놓치면서 트리플크라운에 실패했을 뿐이다.
그런 저지는 포스트시즌 들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다. 7경기서 28타수 5안타 타율 0.179 2홈런 3타점 5득점 OPS 0.600이다. 홈런 두 방에 삼진을 12차례 당했다면 타석에서의 생산력은 떨어지는 것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2처전서도 8타수 1안타 1득점에 그치며 양키스의 2연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어떻게 보면 저지의 부진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국내든 메이저리그든 포스트시즌은 투고타저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추격조 가동이 의미 없고, 투수들은 완급조절을 거의 하지 않는다. 좋은 투수들이 최상의 공을 뿌리면 타자들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저지 정도의 중심타자라면 극심한 견제를 받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태평양 건너 KBO리그의 최고타자 이정후(키움)에겐 적용되지 않는 얘기인 듯하다. 이정후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16타수 7안타 타율 0.438 3타점 1득점이다. 1차전만 1안타였고, 2~4차전서 잇따라 2안타씩 쳤다.
KT도 당연히 이정후의 약점을 알고 있고, 대응책을 준비해서 경기에 임한다. 그러나 이정후는 늘 그랬듯 극복해낸다. 약한 코스, 약한 구종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다. 사람인지라 바깥쪽 상하 보더라인을 파고 들면 공략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KBO리그에 그런 투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알고 보면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집중견제도 의미 없었다. 와일드카드 4경기 18타수 8안타 타율 0.444 7타점, 준플레이오프 10경기 39타수 11안타 타율 0.282 6타점, 플레이오프 3경기 15타수 8안타 타율 0.533 3타점, 한국시리즈 4경기 17타수 7안타 타율 0.412 2타점이다. 포스트시즌 통산 89타수 34안타 타율 0.382 16타점.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2023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 올 시즌 5관왕에 오르며 자신의 경쟁력을 완벽히 입증했다. 특히 장타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서 강한 모습을 이어가는 것도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물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이루고 싶은 꿈은 키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입단 후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늘 가슴 한 켠에 있었다. 그렇다면 22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 최종전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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