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두산 베어스)으로부터 '눈도장'을 찍고 싶었던 것일까. 두산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두산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SSG는 1군 주전 선수들이 대거 출격, 두산은 1.5군급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승·패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두산이 SSG를 9-7로 제압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7년간 '전대미문'의 업적을 달성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해당 기간 두산은 우승 3회, 준우승 4회를 기록하며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올해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과 매년 꾸준한 전력 유출 등으로 인해 최악의 해를 보냈다. 두사은 창단 첫 9위와 최다패(82패)의 수모를 겪었다. 가장 큰 장점인 '화수분 야구'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두산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두산은 올 시즌을 포함해 8년간 동행했던 김태형 감독과 계약이 종료되자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두산은 김한수 수석 코치, 코토 고지와 조성환, 정수성 코치를 영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캠프부터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될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23일 경기에 앞서 "훈련양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우선 경기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한다면 코칭스태프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연습 경기라도 최선을 다해서 본인의 장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이 원하는 바를 전해 들은 것일까. 짧은 재임 기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두산 선수단의 모습과 분위기가 바뀌어나가고 있다. 변화된 모습은 23일 SSG 1군 선수단과 경기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연습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상대 베이스를 훔쳤고, 풀스윙을 통해 수많은 장타를 뽑아냈다. 두산 선수들은 사령탑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특히 신성현과 양찬열, 김인태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찬열은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도루 성공을 통해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다. 그리고 이때 신성현이 SSG 선발 숀 모리만도의 3구째 높은 147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활약은 계속됐다. 양찬열은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 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뒤 두 번 상대의 베이스를 훔쳤다. 양찬열은 빠른 발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플레이로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고, 이번에도 득점까지 성공했다.
비록 연습 경기지만, '만년 유망주' 신성현의 활약도 빛났다. 신성현은 첫 타석에서 아치를 그린데 이어 5-4로 근소하게 앞선 3회초 2사 2루에서 다시 한번 모리만도에게 적시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또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인태 또한 2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상대 폭투로 3루 베이스를 밟았고, 후속타자 전민재의 짧은 플라이에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생산했다. 그리고 4회에는 장지훈을 상대로 솔로홈런, 8회 쐐기 적시타까지 생산하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과감한 결단과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 큰 한 방까지 곁들여지는 등 과거 두산이 '왕조'의 길을 걸을 때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했다. 선수들이 모두 이승엽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였다. 두산은 벌써부터 이승엽 감독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두산 베어스 신성현, 양찬열, 김인태, 이승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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