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유진형 기자] "간절합니다. 정말 뛰고 싶습니다" 시즌 개막 전 이종현이 김승기 감독을 찾아가 했던 말이다.
농구 팬들은 지난 2016년 10월 '2016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유재학 감독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양동근, 함지훈과 얼싸안고 환호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웬만해서는 티를 내지 않는 유재학 감독이 이렇게 기뻐했던 이유는 당시 드래프트에 '제2의 서장훈'이라 불리며 한국 농구를 이끌 차세대 빅맨 이종현(28)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장훈, 김주성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센터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2018시즌 선수 생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아킬레스건 파열이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센터라는 포지션인데도 불구하고 거친 몸싸움은 피했고 체력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모든 면에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며 '게으른 천재'라는 평가를 받으며 어느새 프로 6년 차가 되었다.
올시즌 고양캐롯 지휘봉을 잡은 김승기 감독은 이종현에게 유독 혹독하게 대한다. 김승기 감독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종현에 대해 "이종현은 프로 1순위로 들어왔다. 내년이면 FA 된다. 올해 1년이 인생을 좌우할 시기다. 저는 그 친구가 꼭 성공을 했으면 해서 지금 혹독하게 가르치고 있다. 올해 아니면 기회가 없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아 올 시즌 뭔가를 보여줘 몇 년 더 계약했으면 하는 생각에 혹독하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애정이 있다는 말이다.
지난 시즌 어깨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한 이종현은 김승기 감독의 혹독한 지도를 받으며 올 시즌 개막 후 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아직까지 김승기 감독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창원LG와의 홈경기에서는 22분 49초를 뛰며 7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제 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과 골밑에서의 적극적은 몸싸움이 가능해졌다. 백코트 상황에서도 예전의 느림보 이종현을 볼 수 없다. 이를 악물고 반대쪽 코트로 달려간다.
숨을 헐떡이며 연신 땀방울을 흘리지만 이종현의 표정은 밝다. 자신에게 주어진 출전 기회에 고마워한다. 외국인 선수와의 대결에서도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김승기 감독도 "이종현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정신적으로도 달라지고 있다"라며 "본인이 코트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고 있다"라며 달라지고 있는 이종현을 언급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몸 상태는 10%다"라며 확실한 선을 그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이종현도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다. 코트에서 항상 김승기 감독의 독설을 듣지만 귀담아듣고 실천하려 노력한다. 교체 후에는 벤치에 앉아 자신의 플레이를 반성하며 다음 준비를 한다.
김승기 감독의 혹독한 훈련이 많이 힘들지만 오랜만에 즐거운 농구를 하고 있는 이종현은 간절한 마음과 달자진 자세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는 고양캐롯 이종현.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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