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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평생 후회할 수도 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 앞서 '베테랑' 투수 장원준과 '만년 유망주' 신성현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원준과 신성현은 현역 연장의 기로에 서있다.
장원준은 지난 2004년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14시즌이 끝난 뒤 두산과 4년 총액 84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장원준은 두산으로 이적한 뒤에도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장원준은 2015년 12승, 2016년 15승, 2017년 14승을 기록, 세 시즌 동안 무려 41승을 쓸어 담았다.
잘나가던 장원준의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2018시즌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 부상과 부진이 겹치는 등 선발에서 불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장원준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91경기에 등판해 3승 10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8.68에 머무르고 있다.
개인 통산 130승에 단 1승만 남겨둔 가운데 4시즌 연속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있는 장원준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클래식 스탯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냉정하게 팀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신성현의 입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5년 한화 이글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신성현은 지난 2017년부터 두산에 몸담았다. 퓨처스리그에서 통산 62개의 아치를 그릴 정도로 '일발장타'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1군에서는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군 통산 성적은 16홈런 타율 0.221, 올해는 1홈런 타율 0.087에 그쳤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연장의 기로에서 고심 중인 장원준과 신성현에게 조금 더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은퇴를 하더라도 납득을 하고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 이승엽 감독의 설명이다. 사령탑은 "그 선수들(장원준, 신성현)의 마음과 의지를 듣고 싶었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승엽 감독은 "두 선수에게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납득을 하고 그만둬라'는 말을 했다. 등 떠밀려서 그만두면 평생 후회할 수 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플레이하면 집중력도 더 생기고 의외로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진심이 닿았을까. 신성현은 23일 SSG와 연습경기에 1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무력시위를 펼쳤다. 비록 연습 경기였지만,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이승엽 감독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신성현은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SSG 선발 숀 모리만도를 상대로 선제 좌월 스리런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모리만도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신성현은 세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으나,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한번 안타를 생산하며 3안타 경기를 펼쳤다.
이승엽 감독은 "두 선수가 어떤 성적을 거둔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조금 더 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원준은 반등, 신성현은 뒤늦게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 신성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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