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기습 방문’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가 25일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 원정 VIP석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을 이어폰을 끼고 직관했다. 키움은 이날 LG를 꺾고 1승1패가 됐다. 최대주주의 방문에 선수단이 승리로 화답했다고 보면 될까.
이장석 전 대표는 구단 자금 횡령으로 2018년 12월 징역 3년6개월 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2021년 4월 가석방됐다. KBO는 영구실격 처분을 내리며 이 전 대표의 구단 경영참여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서울 히어로즈 지분의 67.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대주주로서 구단에 영향력을 미치는 걸 KBO도 막을 수 없다. 작년에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약 47억원을 부담하며 구단의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올해 2월 허민 전 이사회 의장의 퇴진을 계기로 이 전 대표의 구단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크게 달라진 부분은 감지되지 않았다. 여전히 구단의 굵직한 결정은 이 전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얘기다. 정확한 사실 파악은 어렵지만, 지난 봄 강정호 복귀시도 파동의 뒷배경에 이 전 대표를 지목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서 갑자기 현장에 방문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몰래’ 현장에 왔는지 오지 않았는지 확인은 어렵지만, 대놓고 관중석에 모습을 보인 건 가석방 이후 처음이다.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돼도 ‘관계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게 중론이다.
키움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오늘 갑자기 구단에 연락이 와서 VIP석을 마련해드렸다. 구단 대표나 주주 등에게 좌석을 알아봐 드릴 수는 있다”라고 했다. 그 외의 구체적 배경이나 목적에 대해선 ‘모른다’는 입장이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올 시즌과 내년 시즌 이후 구단의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길만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우선 올 시즌이 끝나면 홍원기 감독의 2년 계약이 만료된다. 구단에서 오랫동안 수비코치로 활동해오다 2년간 사령탑을 맡았다. 전력 대비 성적을 감안하면, 무난히 재계약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키움이라서 ‘알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내년 시즌이 끝나면 간판스타 이정후가 한미 포스팅시스템에 입찰할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자세히 밝혔다. 포스팅 입찰은 구단의 살림과 연관된다. 키움으로선 홍 감독과 이정후 이슈 모두 아주 중요하다.
이 전 대표의 공개석상 등장이 키움을 넘어 야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KBO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경영참여와 최대주주로서의 자격 행사를 구분 짓는 확실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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