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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핵심 인물인 정진상(54)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은 작년 9월부터 대장동 사건의 결재 라인에 있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검찰은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그를 출국 금지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은 지난 9월 당직에 임명됐지만 언론 카메라에는 한 차례도 포착된 적이 없다. 언제 찍었는지도 불분명한 과거 사진이 하나 있을 뿐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민주당은 “매일 출근하고 회의도 참석한다. 숨길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다수의 의원들은 “나도 정 실장이 누군지 실물을 본 적이 없다”고 하고 있다.
정 실장이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되자 민주당에선 “수사받고 있는 측근을 굳이 당에서 월급을 주는 자리까지 데리고 와야 하냐”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뜻을 꺾지 않았다.
이후 정 실장은 국회 본청 2층에 있는 당대표실이나 인근 당사로 출근해왔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정 실장이 대표의 일정과 메시지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비공개 회의 등에도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인사도 “‘정 실장님이 컨펌했습니다’라는 보고를 거의 매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매주 세 차례 열리는 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등에서 정 실장을 찍은 취재진 카메라는 없었다.
이 대표가 발언하는 이 회의에는 수십 명의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고, 회의가 끝난 뒤 주요 정치인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정 실장은 포착되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정 실장과 같이 대표실을 나가는데도 기자들이 못 알아보더라”며 “아무래도 마스크를 썼고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다 보니 그런가보다 했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자료 사진보다는 살이 빠진 모습이라 못 알아보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 실장의 얼굴 사진은 공항에서 배낭을 메고 있는 사진이 유일하다.
이 대표 측은 “정 실장이 숨은 적도 없고, 우리가 숨길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의원들이나 기자들이 정 실장을 몰라볼 뿐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수사가 정 실장에게 향하면서 조만간 정 실장도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 실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에서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검찰은 8억여 원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한 데 이어 최근 정 실장에 대해서도 출금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정 실장이 김용 부원장과 함께 2013년 9~12월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유동규씨와 남욱씨에게 술 접대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2014년에는 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유씨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증거인멸’ 의혹도 받고 있다. 유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백 번, 천 번을 마셨다”고 했다.
정 실장은 이 대표와 30년 가까이 인연을 맺어온 복심이다.
이 대표의 변호사 시절 사무장을 시작으로 이 대표의 정치 활동 내내 그림자처럼 일해왔다. 이 대표도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했다.
정 실장과 가깝게 지낸 야권 인사는 “이 대표가 말은 저렇게 했어도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은 급이 다르다”며 “정 실장이 열 단계는 높다”고 했다.
이 대표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정 실장은 ‘왕실장’으로 불릴 만큼 막강 파워를 행사했다는 게 야권 인사들 증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4급 비서실장이 있었지만, 5급인 정 실장 방이 따로 있었고 공무원들이 정 실장에게 다 보고했다”며 “그래서 이 대표가 받을 미움을 정 실장이 대신 받는 등 악역을 도맡았다”고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 대표는 정진상, 김용 모두 믿는다고 하더라”며 “수사가 정 실장, 김 부원장에서 이 대표까지 옮아갈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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