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4억원을 이렇게 회수했다.
키움 외야수 이용규(37)는 2020-2021 오프시즌에 연봉 1억원에 입단했다. LG, KIA, 한화에서 대단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국가대표 리드오프도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지 못했다. 한화는 극단적 리빌딩을 추진하면서, 이용규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그러자 키움이 재빨리 이용규에게 접촉, 계약을 이끌어냈다.
2021년 이용규는 ‘가성비 갑’이었다. 133경기서 타율 0.296 1홈런 43타점 88득점 OPS 0.765를 기록했다. 단순히 야구만 잘 했던 게 아니라 덕아웃의 구심점이자 정신적 지주로 등극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며 ‘베테랑의 표본’을 보여줬다.
올 시즌 연봉은 3억원 인상, 4억원. 박병호(KT)가 떠나면서 그라운드 밖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홍원기 감독도 그라운드에서의 리더는 이정후지만, 덕아웃 및 라커룸 리더는 이용규라고 했다. 이용규는 올 시즌에도 키움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그런데 성적이 좋지 않았다. 86경기서 타율 0.199 21타점 34득점 OPS 0.547에 머물렀다. 작년 성적에서 거의 반토막 났다. 아무리 그라운드 밖에서 잘해도, 결국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잘 해야 가치가 빛난다. 냉정하게 볼 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탈락해도 무방했다. 실제 이용규는 올 시즌 김준완 등 후배 외야수들과 플래툰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홍 감독은 베테랑의 힘을 믿었다. 포스트시즌서 이용규의 활용폭이 더욱 높아졌다. 이용규의 운동능력은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25일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7경기에 나섰다.
이용규는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0.364 3득점, 플레이오프서 타율 0.333 2타점 2득점이다. 빠른 공을 구사하는 투수들에게 타이밍이 늦는 모습도 나오지만, 특유의 컨택 능력과 수싸움 역량은 여전하다. 고비마다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낸다.
이용규는 플레이오프 2차전 직후 수훈선수 인터뷰서 “어제(1차전)은 상대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우리가 못해서 졌다”라고 했다.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다독이며 분위기 반전에 앞장섰고, 결과로 보여줬다.
키움의 이번 포스트시즌 종착지를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이 가을의 뜨거움만으로 키움은 이용규의 연봉 4억원을 전액 회수했다고 봐야 한다. 젊은 팀 키움도 베테랑의 존재감을 안다. 이용규 영입은 근래 키움의 최고 ‘꿀영입’이었다.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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