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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김슬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을 전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영화 '고속도로 가족'의 주역 김슬기를 만났다.
'고속도로 가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2016), '어른들은 몰라요'(2021) 조감독 출신인 이상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했으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받아 처음 선보였다.
김슬기가 유랑하듯 살아가는 고속도로 가족의 정신적 지주 지숙으로 분했다. 지숙은 임신한 몸을 이끌고 휴게소를 전전하며 두 아이까지 챙겨야 하는 엄마다. 언뜻 소심해 보이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김슬기는 전작에서 보여준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현실에 치인 지숙과 모성애를 능수능란하게 그려냈다.
기존 역할과 180도 다른 지숙을 제안받고 "'저한테 들어온 게 맞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는 김슬기는 "관객에게 낯선 역할로 생각했다. 기다려온 역할이라 반가운 마음에 제게 들어온 게 맞는지 재차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냥 존재한다는 마음이 컸다. 뭔가를 표현하기보다 역할로서 그 안에 살아있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슬기는 "그동안 힘을 발산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숙은 존재하기만 해도 됐던 역할인데 존재감을 갖는 게 쉽지 않았다. 조금 더 많이 고민한 지점이다"라고 공들인 부분을 짚었다.
이 감독은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김슬기의 '낯선 얼굴'을 끄집어내려 했다. 김슬기는 "감독님이 코믹 연기를 하는 배우를 만났는데 실제는 화면에서 보는 모습과 다른 분위기였다고 하더라. 절 화면에서 볼 때도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더라. 달의 뒷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셨다"라고 부연했다.
휴게소에서 꾀죄죄한 행색으로 촬영을 진행해 "방문객들이 살짝 절 피하기는 하더라"라고 웃기도 했다. 김슬기는 "절 못 알아보셨다. 그래서 조금 자유로웠다. 오히려 촬영한다고 몰리지 않고 시민처럼 봐주셔서 촬영하기 편했다"라며 "재밌는 경험이었다"라고 돌이켰다.
김슬기는 "엄마가 아닌데 역할을 잘 표현해준 것 같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 제일 뿌듯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은이 역을 맡은 서이수도 '진짜 엄마 같아'라고 해줬다. 최고의 칭찬이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딸 은이 역의 배우 서이수, 아들 택 역의 배우 박다온에게 "진짜 엄마처럼 생각하도록 했다"며 "아이들이 연기를 한다기보다 있는 그대로 녹아들었으면 좋겠더라"라고 말했다.
배우 정일우와 찰떡같은 부부 호흡을 보여준 김슬기는 "정일우가 힘든 부분을 담당해줬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감정 연기를 많이 해야 했다. 지금은 '더 많이 사랑할걸' 하는 마음에 아쉽다. 지숙과 기우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핵심은 사랑이다. 감정 연기할 때 서로 존중해주면서 했단 느낌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거듭 고마워했다.
끝으로 김슬기는 '고속도로 가족'으로 듣고 싶은 반응을 묻자 "영화가 재밌단 게 저한테도 제일 좋은 칭찬이다. 특별히 튀는 것 없이 모두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라고 고민 없이 답하며 남다른 애정을 비췄다.
'고속도로 가족'은 오는 11월 2일 개봉한다.
[사진 = 눈컴퍼니]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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