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이거즈 핫코너가 내년에는 더욱 불타오를까.
올해 KIA의 3루 생산력이 리그 최고라고 보긴 어려웠다. 주전 3루수 류지혁은 127경기서 타율 0.274 2홈런 48타점 55득점 OPS 0.715를 기록했다. 류지혁을 백업한 ‘슈퍼루키’ 김도영은 103경기서 타율 0.237 3홈런 19타점 13도루 37득점 OPS 0.674를 기록했다.
올해 개막 3루수는 김도영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박찬호를 주전유격수로 못 박고 김도영을 3루로 이동시켰다. 그러나 김도영이 ‘프로 1군의 벽’을 넘지 못하며 고전하면서,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류지혁에게 기회가 열렸다.
류지혁은 김도영을 밀어내고 주전 3루수로 자리잡았다. 물론 잔부상은 있었지만, 올해 127경기 출전은 두산 시절이던 2018년(128)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경기였다. 2020년 KIA 이적 후 25경기, 92경기 출전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냈다.
즉, ‘유리몸’ 이미지를 완벽하게 탈피하면서 공수겸장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전임 감독은 지난해 류지혁을 황대인과 1루 플래툰으로 기용했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며, 수비 센스가 좋은 류지혁이 1루에 머무르는 게 아깝다는 평가가 많았다. 류지혁은 정교한 타격에 준수한 수비를 앞세워 타이거즈 대표 3루수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류지혁이 2023시즌 풀타임 3루수로 정착한다는 보장은 없다. 김도영이 2년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수비와 주루만큼은 이미 어지간한 1군 내야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8월17일 광주 SSG전 수비 도중 손바닥 부상으로 약 1개월간 재활한 것을 제외하면 한 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수비와 주루에서 백업으로 활용되면서 254타석을 부여 받았다. 이게 김도영에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김도영은 11월에 개막할 호주프로야구에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참가한다. 마무리훈련도 의미 있지만, 호주 투수들을 상대하며 실전 감각을 이어가는 것도 좋다. 호주리그의 수준도 상당하다. 결국 김도영의 향후 경쟁력은 타격에 달렸다는 걸 고려하면, 호주에서 자신의 타격을 정립하고 연구를 이어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현실적으로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아성을 당분간 넘어설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2루수 김선빈은 내년에 예비 FA 시즌이라 더더욱 힘을 낼 가능성이 크다. 류지혁과 김도영이 핫코너를 두고 경쟁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KIA는 올해 나성범 영입으로 중심타선이 확실히 강해졌다. 그러나 내년엔 현실적으로 올해보다 타선의 무게감이 높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예비 FA 박동원을 놓치면 오히려 타선이 약화될 수 있다. 때문에 류지혁과 김도영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3루의 생산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류지혁(위), 김도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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