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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발의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선(先) 해임건의안 발의’를 택한 것은 ‘이상민 탄핵’에 대한 명분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것은 결자해지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장관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임이나 자진사퇴의) 기회를 주는 측면이 있다”며 “국민적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탄핵소추안 발의는 상당히 강제성을 띤 조치이기 때문에 이 장관에 대한 탄핵에 돌입하기 전에 조금 더 명분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만약 윤 대통령이 또다시 국회에서 올린 해임건의안을 거부한다면 국민이 먼저 ‘이상민 탄핵’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이 장관에게는 스스로 물러날 기회를, 윤 대통령에게는 국민 여론이 더 악화되기 전에 문제를 매듭지을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도 더 확실한 탄핵의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소추안 제출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어 보인다. 당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은 미리 준비됐지만,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다소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발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보이콧을 즉각 선언하지는 않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는 극한 정쟁에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며 “어렵게 놓은 협치의 다리를 민주당이 먼저 깨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까지 민주당에 철회를 촉구하면서 막판 협의를 진행해 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으로 여야가 최악의 대치 상황에 빠질 경우 국정조사와 연계된 예산안 처리마저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경제위기 때 예산이 제때 처리돼야만 위기가 야기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에) 해임건의안을 보류하고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끝내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경우, 국정조사를 보이콧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바로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은 것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마지막 협상 공간을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면 국정조사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사실상 합의를 파기하는 것 아닌가”라며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면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힐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 통과시켜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을 작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 수개월간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다른 액션을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헌재에서 기각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선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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