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까지 선임…유동규가 돈 없는 이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재판에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8억여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등의 공판준비기일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23일 열린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재판에 대비해 최근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9일 재판부 배당 이후 변호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국선 변호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함께 기소된 남욱 변호사나 정민용 씨는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건 경제적으로 궁핍하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별다른 재산 없이 빚만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그는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될 당시 "빚만 7000만 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법원은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 변호사, 회계사 정영학 씨 등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가 확보한 8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동결했는데, 유 전 본부장 명의 자산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일당에게 도움을 주는 대가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 전 부원장과 공동으로 민간사업자 지분 중 24.5%를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지난해 수사가 시작되며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2013년 4~8월 뇌물 3억 52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대장동 일당과 거액의 투자나 대여 등 돈거래도 있었다고 한다. 손에 쥔 돈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라는 뜻이다.

유 전 본부장의 금전 사정이 갑자기 악화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정민용 씨 검찰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2020년쯤 전처와의 이혼 위자료로 힘들어했다는 증언이 담겼다. 지난 해부터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적지 않은 변호사 비용을 이미 지출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정 실장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될 예정인 유 전 본부장은 앞으로 이어질 재판에서도 국선변호인 선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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