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에는 82세 브로맨스다. 여전히 SSG에 소중한 조각들이다.
추신수가 2023시즌에도 SSG에서 뛴다. 최근 연봉 17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과 행보를 볼 때, 연봉 10억원이 삭감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샐러리캡 사정을 고려해 통 큰 양보를 했다.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추신수의 지난 2년은 솔선수범과 배려로 가득했다. 추신수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SSG 문화를 바꿨고, 그 힘이 올해 SSG의 통합우승으로 이어졌다.
그런 추신수가 가장 의지하는 선수가 동갑내기 친구 김강민이다. 김강민은 올 시즌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8시즌(80경기) 이후 4년만에 가장 적은 출전이었다. 잔부상도 있었지만, 이젠 최지훈에게 ‘짐승 중견수’ 타이틀을 넘겨줬다.
그러나 김강민의 진가는 한국시리즈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1차전 동점 중월 솔로포와 5차전 끝내기 좌월 스리런포 모두 대타 홈런이었다. 정규시즌서도 대타타율만 0.364였다. 본인도 대타의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막상 절체절명의 순간에 프로생활 22년의 ‘짬바’를 녹여냈다. 물론 김강민 역시 추신수처럼 SSG의 라커룸 기둥이었다.
SSG는 샐러리캡 탓에 오프시즌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리그 최강 전력이며,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한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2020시즌 이후 3년만에 풀타임을 준비하며, 최지훈, 박성한, 전의산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플러스 요인이다. 반면 불펜은 원래 불안한데다 군 복무로 빠져나갈 선수들도 있다. 이 부분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여기에 추신수와 김강민이 든든하게 뒤를 받친다. 굳이 그라운드 밖에서의 역할이 아니더라도, 야구 그 자체만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당장 추신수가 없으면 SSG 테이블세터 구성이 원활하지 않다. 김강민의 대타, 대수비로서의 가치는 여전하다. 기존 외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부진할 경우 언제든 주전으로 출격할 수 있다. 둘 다 잔부상을 조심하면, 내년에 올해보다 더 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추신수와 김강민에게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야구인생에 아주 중요한 이정표였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16년간 뛰었음에도 월드시리즈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과도 크게 인연이 없었다. 김강민은 SK 왕조 출신으로 많은 우승을 경험하긴 했다. 그러나 추신수와 함께한 우승이라 의미가 컸다. 두 사람은 알게 모르게 서로 의지하며 마지막까지 달려왔고,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직후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강민은 공개적으로 추신수에게 내년에도 함께 우승하자고 했다. 추신수는 고심 끝에 친구의 뜻을 수락하며 내년에도 달리기로 했다.
SSG의 2023시즌에 82세 브로맨스가 펼쳐진다. 두 사람은 내년 가을에도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KBO리그에 마지막 통합 2연패는 2011~2014년 삼성의 통합 4연패였다. 쉬운 미션은 아니다.
[추신수와 김강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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