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드라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재벌집 막내아들' 이성민이 재벌회장의 씁쓸한 이면으로 인간미를 더했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의 총수 진양철 역할을 맡은 이성민이 시청자들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가운데 9일 방영된 9회에서 도준(송중기)이 판 구덩이로 몰락하는 딸 화영(김신록)을 지켜보며 냉철한 재벌회장의 면모를 보였다.
앞서 도준은 화영에게 뉴데이터 테크놀로지에 투자하라며 부추겼다. 도준의 말만 믿고 순양백화점의 공금까지 모두 투자한 화영은 버블이 빠지며 1400억 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도준은 이에 그치지 않고 민영(신현빈)을 이용해 화영을 공금횡령죄로 조사하게 했다. 압수수색 나온 검찰 수사관들을 보고 화영은 아연실색하며 양철을 찾았다.
그러나 양철은 보통의 아버지와는 달랐다. 화영은 도준을 원망하면서도 "하나 밖에 없는 고명딸이 감옥에라도 가 봐요. 아버지 맘이 어디 편하시겠어요?"라며 양철을 부추겼다. 하지만 이런 화영을 물끄러미 보던 양철은 "다 늙은 이 아배가 드가는 것보다야 안 낫겠나?"라며 되짚었다. 이어 "거 앉아 백날 울어봐라. 내한테 십 원 한 장이 나오나."라며 살려 달라 비는 딸을 차갑게 뿌리쳤다. 믿었던 아버지에게 배신 당한 화영은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양철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염려하며 서울지검에 연락을 넣을까 묻는 이실장(정희태)에게 양철은 "내는 심판이다. 호루라기 차고 여 가마 있을란다."라고 말하면서 "좋은 아버지도 되고 순양도 키우고. 양손에 떡을 다 쥐려 하면 되겠나? 그기 놀부심보다"라며 씁쓸히 말했다. 사랑하는 순양을 잃지 않기 위해 핏줄을 나눈 자손들의 피 튀기는 전쟁을 관조해야만 하는 양철의 숙명이었다.
매 회 독보적인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새기고 있는 이성민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 회 장자승계 원칙을 깨어버린 그는 딸 화영이 조카 도준에 의해 무너지는 것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화영 앞에서는 냉정한 아버지였지만 이후 비서와의 짧은 대화에서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내며 인간미를 더했다. 이성민의 치밀하고 디테일한 연기로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되고 있는 진양철은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이는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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