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코엑스 윤욱재 기자] "솔직히 현역으로 더 하고 싶지만…"
세상에 어떤 선수가 타율 .331 23홈런 101타점이라는 성적표를 남기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고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을까.
불가능과 같은 이야기는 이대호(40)로 인해 현실이 됐다. 이대호는 일찌감치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할 것임을 이야기했다.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올해 그는 KBO가 주관한 은퇴투어를 소화하면서 야구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보통 기량이 쇠퇴하면서 은퇴를 하기 마련인데 이대호는 타율 .331 23홈런 101타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남겼고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진기록까지 남겼다. 마지막까지 화려했다.
그 역시 사람인지라 현역 연장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대호는 골든글러브 수상 직후 "솔직히 현역으로 더 하고 싶다. 야구는 계속 하고 싶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나타내면서도 "하지만 좋은 후배들을 위해서 넘겨줘야 한다. 후배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이대호는 JTBC '최강야구'에 합류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솔직히 야구선수가 야구 말고 뭘 하겠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야구고 야구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이대호는 "지금도 '최강야구'를 하면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끝내 이대호는 롯데에서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래도 이대호는 롯데 후배들을 믿는다. "지금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오지 않으신다. 힘든 시국이기도 하지만 우리 롯데 선수들이 열심히 하면 전국에 숨어 있는, 잠시 움츠리고 있는 롯데 팬들을 다시 야구장에 불러줬으면 좋겠다. 사실 우리가 말을 하지 않아도 롯데가 성적이 좋으면 오실 분들이다.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한국야구가 더 재밌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이대호의 바람.
이대호는 은퇴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사직구장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과연 지금도 그 말이 유효할까. "나는 가지 못할 것 같은데 아들이 가고 싶어한다"는 이대호는 "은퇴투어를 하면서 아들이 야구장을 많이 왔는데 야구를 정말 좋아하더라. 그리고 롯데 삼촌들이 야구를 하고 있으니까 나한테 '삼촌보러 가자'고 할 것 같다"고 언젠가 아들과 함께 사직구장을 방문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음을 말했다. 그렇게 '야구선수 이대호'의 마지막 인터뷰도 끝났다.
[롯데 이대호가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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