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당심 100%’로 뽑기로 전당대회 룰(규칙)을 바꾼 가운데 당원 구성이 연령별·지역별로 최근 크게 바뀐 것이 전대 결과에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버스비보다 저렴한 ‘월 1000원 당비’ 덕분에 증가한 2030세대 당원의 표심은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과거처럼 유력 정치인의 ‘투표 오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1000원 당원’의 표심이 뜻밖의 선거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100만 당원 시대라는 것은 선거의 다이내믹스가 어떻게 갈지 모른다는 의미”라며 “100만 당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구조라는 것은 민심과 당심을 따로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원 구성 비율만 보더라도 20~40대가 33%이고, 영남이 40%, 수도권이 37%”라며 “이건 누구도 경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비윤(非尹)과 비주류 일각에서 룰 변경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당원 규모가 100만에 육박하는 만큼 당심이 일반 국민 민심에 수렴된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 당원 구성은 지난해 6월 전당대회와 비교해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
당시 투표권을 갖는 책임 당원 28만5740명 중 20대가 1만1260명(3.9%), 30대가 2만2005명(7.7%), 40대가 4만4975명(15.7%)으로 20~40대가 27.4%였다. 50대(30.6%)와 60대 이상(42%)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이 55.3%를 차지했고 수도권이 29.6%였다.
그런데 올해 8월 기준으로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78만명에 육박한다.
1년여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약 8%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30대도 10%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40대가 27.4%에서 약 33%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60대 이상 비율은 40% 정도로 줄어들었다. 수도권 비중도 29.6%에서 37%로 늘어 영남(40%)에 육박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담 없는 ‘1000원 당비’ 덕에 당원이 크게 늘었고 특히 40대 이하와 현역 의원이 적은 수도권은 자발적 가입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경남지역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조직책들이 모은 당원은 선거가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마련인데 지난 6·1지방선거 이후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불과 1000원으로 전당대회 투표권도 얻고 소속감을 느끼기 때문에 당원 자격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1000원 당원’의 성격이 각양각색이라는 것이다.
보수 성향으로 보이지만 ‘친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력 정치인의 ‘오더’가 통하는 구성도 아니다. 한 영남 지역 의원은 “내 지역 당원 중에도 절반 정도는 내 선택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며 “근래에 입당한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래라 저래라 입장을 강요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MZ(2030) 세대는 당 분위기보다는 개성을 중시할 수 있다. 그래서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MZ세대 공략에 나섰고, 안철수 의원은 수도권과 2030세대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000원 당비’는 2017년 홍준표 당시 대표 시절 정해졌다.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며 당원이 늘기도 했지만 ‘이준석 효과’가 있을 때 젊은 층 유입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중진 의원은 “지난 전당 대회 때도 30대의 이준석 대표 선출이라는 파격이 나왔는데, 이번 룰 변경이 누구에게 유리한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