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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국민유격수’ 삼성 박진만 감독은 사실상 취임선물을 받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에게 최고의 취임선물은, 결국 구자욱의 부활일 것이다.
동갑내기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의지(4+2년 152억원)라는 역대급 취임선물을 받았다. LG 염경엽 감독과 NC 강인권 감독은 FA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박동원(LG), 박세혁(NC)이란 FA를 받았다. 강인권 감독은 토종 에이스 구창모의 6+1년 132억원 연장계약이라는 좋은 일도 있었다.
반면 삼성은 2022-2023 FA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오히려 김상수(KT)와 오선진(한화)을 빼앗겼다. 박 감독은 취임선물 대신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례적으로 훈련 강도, 양을 높였다. 이승엽 감독의 두산도 대단했지만, 박 감독이 좀 더 독했다(?)는 후문이다. 내부 자원들의 성장을 독려하려면, 필요한 훈련을 반복해서 강도 높게 치를 필요가 있다는 지론이다.
박진만 감독의 최고의 취임선물이라면, 결국 구자욱의 부활이라고 봐야 한다. 구자욱이 실제로 2023시즌에 부활하면 삼성으로선 마치 전력이 보강된 듯한 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 구자욱은 올 시즌 99경기서 409타수 120안타 타율 0.293 5홈런 38타점 69득점에 그쳤다.
애버리지는 2019년 0.267보다 조금 높았고,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를 뛰지 못했다. 장타율(0.401)도 커리어 로우였다. 출루율도 2019년 0.327보다 조금 높은 0.340이었다. 홈런과 타점도 커리어 로우. 사실상 올 시즌 생산력이 커리어 로우라고 봐야 한다.
구자욱은 주전들이 참가하지 않는 마무리훈련까지 자청해서 참가했다. 2023년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는 증거다. 2015년 데뷔 후 쌓아온 애버리지가 있는 만큼, 2023시즌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수준까지 치고 올라오느냐가 관건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5년 12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FA 계약을 1년 먼저 맺은 셈이었다. 만약 비 FA 다년계약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구자욱은 올 시즌 부진으로 이번 FA 시장에서 가치가 하락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구자욱에게 120억원을 투자한 걸 아까워할 필요는 없다. 그만한 가치를 지닌 타자이며, 프랜차이즈 간판스타로 팀을 이끄는 몫에 대한 기대감도 투영됐다고 봐야 한다. 잔여 4년간 맹활약하면, 삼성은 120억원을 전액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 팬들은 박 감독이 예년의 구자욱이라는, 최고의 취임선물을 받길 기대한다.
[구자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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