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준비한 것이 많다"
박상언은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79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박상언은 2016년 퓨처스리그 37경기에서 타율 0.311, 2017시즌 53경기에서 타율 0.300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1군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당장 1군에서 박상언을 기용할 수 없었던 한화는 빠르게 군 입대를 선택했다. 상무에서 꾸준히 경험치를 쌓은 박상언은 전역 후 2020시즌 38경기에서 타율 0.217을 기록하며 조금씩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56경기에서 4홈런 타율 0.224 OPS 0.647로 주전 최재훈의 뒤를 받쳤다.
가능성을 본 한화는 박상언에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바로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 입단이었다. 김시앙(키움 히어로즈), 김기연(LG 트윈스), 조형우(SSG 랜더스)까지 포수 자원이 많았던 탓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박상언은 질롱에서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로 활약했다.
질롱 코리아에서 일정을 모두 마친 박상언은 지난 21일 김재영, 정이황, 이원석, 장진혁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ABL리그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한화는 다양한 선수들에게 호주 경험을 안겨주기 위해 선수단 교체를 택했다. 박상언은 "따뜻한 곳에서 야구를 하고 오니, 몸을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시즌에는 주로 개인 훈련에 집중했던 박상언에게 호주에서의 경험은 소중했다. 그는 "비시즌에는 웨이트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애 처음으로 비시즌에 야구를 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적응이 된 후에는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호주 질롱 코리아는 어떻게 본다면,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 것과 비슷하다. 정보가 부족한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운영했을까. 그는 "호주 리그의 수준이 낮지 않더라. 타자들은 컨택 능력과 파워를 갖추고 있고, 투수들 또한 수준이 높았다"며 "우리는 배움을 위해 호주로 갔다. 투수들에게는 '타자를 보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을 얻어가라'는 말을 해줬다. 결과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었지만, 얻은 것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상언은 공교롭게도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재영, 김이황과 호주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화 선발 후보인 김재영은 주무기 '스플리터'를 봉인한 가운데 6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72를 마크, 정이황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했다. 같은 팀 선수들과의 호흡은 분명 KBO리그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상언은 "어쩌다 보니 같은 (정)이황이, (김)재영이 형과 호흡을 맞췄다. 나를 포함해 재영이 형과 이황이에게도 호주는 많은 공부가 됐다. 이황이는 투구수가 늘어나면 힘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적응이 안 됐기 때문이지 힘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재영이 형은 투구 패턴이 단조로웠는데, 변화구를 많이 던지면서 다양한 투구 패턴이 생겼다. 희망을 많이 봤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투수들의 성장을 더 기뻐했으나, 개인적인 발전도 있었다. 박상언은 "포수로서 경기 운영, 타자로는 빠른 볼에 적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호주로 향했다. 우리 투수들도 많이 얻어 갔으나, 빠른 볼에 약했던 나도 호주에서 안타를 모두 속구에서 뽑아냈다. 이러한 부분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박상언은 호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막전 엔트리 승선을 노린다. 그는 "올해 목표는 지금까지 들지 못했던 개막전 엔트리다. 그리고 다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준비한 것이 많다. 호주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내년에는 더 자신감 있게 경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 이글스 박상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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