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서울 SK 김선형은 경기 시작 전부터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경기 시작 시간이 지났지만 창원 LG 선수들이 조상현 감독의 작전 지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최준용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창원 LG 벤치 쪽으로 걸어가 김동우 코치와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말이 악수지 사실 서울 SK 선수들이 코트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잠시 후 창원 LG 선수들이 경기를 위해 코트로 들어섰고 김선형과 최준용은 조상현 감독과 악수하며 오래 기다렸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조상현 감독은 미소 지으며 인사를 받아줬고 그렇게 경기는 시작됐다.
조상현 감독의 고도의 심리전이었을까. 창원 LG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17점 차를 뒤집으며 75-72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서울 SK는 김선형을 앞세운 빠른 속공 농구로 2쿼터까지 창원 LG를 밀어붙였다. 최근 김선형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47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창원 LG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김선형의 발을 묶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창원 LG 조상현 감독은 경기 시작 전부터 김선형을 초조하게 만들며 심리 싸움을 벌였다.
이관희도 3쿼터에 파울 트러블에 걸릴 만큼 김선형의 속공을 파울로 과감히 끊었다. 집중 견제를 받은 김선형은 결국 4쿼터에 결정적인 실수를 여러 번 보여줬다. 질풍 같은 돌파에 이은 레이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워니에서 찔러주는 패스도 번번이 마레이에게 뺏겼다. 실수 하나가 패배로 직결되는 박빙의 상황에서 김선형은 흔들렸고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창원 LG는 23승 13패를 기록하며 선두 안양 KGC와의 승차를 2게임 차로 줄이며 단독 2위를 질주했고, 서울 SK는 20승 16패로 4위 유지했다. 2위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창원 LG는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할 수 있는 마지노선 2위를 사수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선형.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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