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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경질 한 달, 흥국생명 '공 때리는 감독대행'...길어지는 비정상적인 운영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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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달 2일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이 경질됐다. 함께 팀을 떠난 김여일 단장 자리는 신용준 신임 단장이 바로 부임했지만 감독 자리는 아직까지 공석이다.

권순찬 감독 경질 이후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한 경기만을 치른 뒤 사퇴했다. 이영수 수석코치는 "권순찬 감독님께 배운 점이 많다. 감독님을 위해서도 팀을 떠나기로 한 결정이 맞는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기고 물러났다. 이후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의 대행'으로 현재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흥국생명은 김대경(36) 감독대행과 최지완(31) 코치 둘뿐이다. 만약 김대경 감독대행마저 팀을 떠나게 되면 배구를 할 스태프가 남지 않게 된다. 선수들을 위해 남아있는 김대경 감독대행은 하루아침에 흥국생명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되었다. 그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력분석 회의와 인터뷰를 마친 뒤 공을 들고 코트로 들어간다. 그리고 직접 공을 때리고 올리며 선수들의 공격, 리시브, 토스 훈련을 돕는다.

반대편 코트의 상대팀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컨디션을 체크한 뒤 코치와 함께 경기 구상에 집중하지만 김대경 감독대행은 이 모든 걸 혼자 하고 있다. 그는 김연경 보다 한 살 많은 36살로 올 시즌 흥국생명에 처음 합류한 30대 코치다. 함께 남아있는 최지완 코치도 31살의 지도자 1년 차 젊은 코치다.

김대경 감독대행은 벤치에서 팀을 지휘한 경험이 없다. 그런데 감독대행의 대행이라는 상황 속에서 올스타전 감독으로 참석하는 어처구니없는 경험도 했다.

한편 흥국생명 새 감독 영입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분위기다. 권순찬 감독 경질 후 김연경과 김해란은 구단 윗선의 경기 운영 개입에 대해 폭로하며 신용준 신임 단장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감독 경질 논란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던 흥국생명은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신임 감독으로 내정되어 있던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조차 부담감을 느껴 감독직을 거절할 정도로 흥국생명을 향한 배구인들의 신뢰는 무너졌다. 2018년부터 4년 동안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흥국생명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기중 감독마저 고사했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구단의 비상식적인 행보에 김대경 감독대행은 한 달 넘게 코트에서 공을 직접 때리고 전력분석 회의와 인터뷰까지 모든 걸 혼자 하고 있다.

[경기 전 코트에서 직접 공을 때리며 훈련을 돕는 흥국생명 김대경 감독대행.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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