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뭐 한 게 있다고 메이저리그를 노리겠나.”
키움은 다가올 2023-2024 오프시즌에 구단 역대 네 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한다. 주인공은 이정후. 이미 1년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 타격폼 수정에 들어갔다. 키움의 스프링캠프지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관계자들이 연일 파견돼 이정후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아간다.
그런데 이미 키움의 다섯번째 메이저리거가 거론되는 실정이다. 주인공은 이정후의 ‘절친’ 김혜성이다. 인천 동산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고, 프로 2년차부터 1군 레귤러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최초로 유격수, 2루수 골든글러브를 모두 끼었고, 올해 3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
애당초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 배턴을 이어받을 주인공은 강백호(KT)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강백호가 최근 1~2년간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면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얘기는 쏙 들어갔다. 이런 상황서 김혜성이 폭풍 성장하면서 메이저리그 얘기가 조금씩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 김혜성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젊은 주축 내야수다. 최근 2년 연속 3할(2021년 0.304, 2022년 0.318)을 찍었다. 올 시즌에만 3할을 치면 애버리지 자체를 3할로 인정 받는다. 2021년 46도루로 도루왕에 성공했고, 2022시즌도 시즌 중반 이후 부상이 없었다면 도루왕 2연패가 유력했다. 도루성공률도 높은 편이며 추가진루능력도 빼어나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넓은 수비범위를 과시한다.
1군 통산 689경기에 나섰다. 1999년생, 만 24세 중에선 1군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2019년과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도 경험하는 등 또래보다 가을야구 경험도 많다. 도쿄올림픽에 이어 다가올 WBC에도 나선다.
잠재력, 실링, 나이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할 때 유니크한 선수인 건 확실하다. 1~2년 정도 더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KBO리그 최고 중앙내야수로 올라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키움이 그럴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만 보면 이 팀에서 비 FA 다년계약을 맺을 유일한 후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얘기에 겸손한 자세다.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만난 그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꿈은 있지만 실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더 열심히 해서, KBO리그애서 좋은 성적을 내고, KBO리그애서 정상을 찍어야 하지 않겠나. 지금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메이저리그를 노리겠나”라고 했다. 강도 높은 자기비판이다. 그는 “골든글러브를 두 개 받긴 했지만, 정후처럼 타격 5관왕 같은 걸 하지 못했다. 타격에서 타이틀을 딴 게 하나도 없다. 아직 멀었다. 올라가야 할 곳이 많다”라고 했다.
실제 김혜성은 골든글러브 3연패에 도전하지만, 개인타이틀은 도루왕 한 차례가 전부다. 그는 “장타율이 부족한 게 아쉽다. 3할을 두 번 쳤지만, 꾸준히 잘 할 수 있도록, 내 애버리지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내야수 골든글러브 3연패를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혜성은 “이건 정말 욕심 난다. 리그 최고 2루수를 넘어 KBO리그 선수 중에 손꼽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실력이 아쉽고 더 보완해서 자부심을 가질 성적을 내겠다”라고 했다.
[김혜성.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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