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수원 삼성의 선택에는 여전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수원의 이번 시즌 관건은 오현규(22·셀틱) 공백 메우기다. 수원은 지난 25일 오현규의 셀틱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수원은 지난 시즌 13골을 터트리며 팀 내 득점 1위에 오른 오현규를 지킨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선수가 도전을 강력히 원했고 셀틱도 이적료를 계속해서 올리면서 이적이 성사됐다.
수원이 밝힌 이적료는 300만 유로(약 40억원)다. 핵심 공격수의 이탈은 아쉽지만 자금을 확보해 새로운 공격수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수원은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모두 물색하며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수준의 공격수를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팀 내 스트라이커 자원은 안병준(32)이 유일했기에 영입은 필수였다.
마침내 수원은 오현규의 대체자를 찾았고 성남FC의 페이샬 뮬리치(28)를 영입했다. 수원은 7일 “K리그 최장신 공격수 뮬리치가 2023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고 빅버드에 입성했다. 계약기간은 2+1 년이며 등번호는 44번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뮬리치는 2021시즌 성남 유니폼을 입으며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203cm로 엄청난 신장을 자랑하는 스트라이커다. 하지만 높이를 활용하는 보편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뮬리치는 키에 비해 빠른 스피드와 볼을 다루는 기술로 득점을 노린다. 첫 시즌에 13골을 터트렸고 지난해에는 9골을 기록했다.
수원이 뮬리치를 택한 이유는 ‘K리그 경험’ 때문이다. 이병근 감독은 “팀에 잘 맞고 K리그를 경험이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뮬리치는 벌써 K리그에서 3번째 시즌으로 리그 적응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원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외인 악몽’을 반복했다. 지난 시즌,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출신 그로닝을 영입했다. 최전방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최악이었다. 그로닝은 리그 14경기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시즌 중간에 계약을 해지했다. 2021시즌 니콜라오, 2020시즌 크르피치 등 매년 실패 외인이 등장했다. 이에 K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 영입으로 노선을 정했다.
하지만 뮬리치는 또 다른 변수를 가지고 있다. 먼저 직전 시즌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득점도 줄었지만 경기 영향력도 첫 해와 달랐다. 시즌 중반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이적 직전까지 갔다. 오현규의 활약과 비교하면 분명 차이가 있다.
초반에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이유는 라마단 때문이다. 뮬리치는 무슬람으로 이슬람력으로 9월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금식을 한다. 지난 4월부터 30일가량 라마단 기간이 이어지면서 뮬리치는 완벽한 몸상태를 만들지 못하고 성남도 해당 시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 팬들이 영입 오피셜에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축구계 관계자의 걱정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관계자는 “뮬리치 영입은 그동안의 실패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려는 선택이다. 수원이 K리그 복귀 이야기가 나온 김신욱(34·킷치SC), 스테판 무고사(30·비셀 고베)와 접촉한 것도 같은 의미다. 시즌 개막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 뮬리치의 모습을 보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뮬리치가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순위 경쟁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오현규의 활약과 수원에 안겨준 이적료를 봤을 때, 수원 팬들이 뮬리치 영입에 불만을 갖는 것도 당연한 모습”이라며 불안점을 언급했다.
[페이샬 뮬리치·오현규. 사진 = 수원 삼성·한국프로축구연맹]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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