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는 2023-2024 FA 시장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이어간다. 올 겨울 개인훈련을 통해 타격 매커니즘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기존 오픈 스탠스를 크로스 스탠스로 바꿔 바깥쪽 공략을 준비한다. 또한, 팔의 위치도 어깨에서 가슴까지 내려 투구 후 임팩트 순간까지 시간을 좀 더 줄인다.
1년 전부터 몸에 완벽히 익히고, 시행착오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150km대 중반, 160km대 패스트볼까지 대응하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강한 타구를 생산하려면 지금 폼으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키움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만난 박찬호 KBS 해설위원의 생각은 좀 달랐다. 기술적인 수정에 앞서, 심리 상태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박찬호는 “편안하지 않은 마음을 갖고 있으면, 빠른 공이 더 빠르게 보일 것이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면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언어도 할 줄 알아야 하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2년만에 잘 했다. 영어도 잘해야 하지만, 스패니시를 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메이저리그는 스패니시 판”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선수들이 점점 영역을 확장하면서, 덕아웃에서 영어 이상으로 스페인어를 쓰는 선수가 늘어난 추세다. 박찬호는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헬로우’하면 되겠나. ‘올라’라고 해야 좋아해주지. 외국에서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한국말을 쓰면 고마운 느낌이 드는 것하고 똑같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는 다양한 국적의 선수, 다양한 언어를 쓰는 선수가 모여있다. 박찬호는 “동료라도 불편한 관계의 선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마음이 슬럼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후야 성격이 좋으니 괜찮을 수 있겠지만, 이런 부분을 미리 생각하고 와야 한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자신이 메이저리그에서 잘 적응한 비결로 교민들, 미국의 한국지인들의 존재감을 꼽았다. 그들과 밥을 먹고 얘기하면서 위안이 되고, 낯설음을 극복하면서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사람이 어디에서든 마음이 편해야 일을 잘할 수 있다.
박찬호는 스즈키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성공 의지가 대단했다며, 이정후를 두고서도 “걔는 특별하다”라고 했다. 이정후가 이치로처럼 귀가 열렸다며,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지킨 이치로처럼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여기에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의 존재감, 조언도 이정후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박찬호(위), 이정후(아래).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