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14년 데뷔 후 LG에서만 뛰어온 왼손 외야수. 그러나 1군 경험은 단 31경기. 마침 퓨처스 FA 자격을 획득했다. 한석현은 과감하게 신청서를 냈다. 실제로 만년 2군 선수들이 누리는 효과가 미미해 이번 오프시즌을 끝으로 폐지되는 제도.
그럼에도 한석현이 자격을 행사한 건 이적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최근 NC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아넥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퓨처스 FA 신청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내가 신청하는 것이니까. 내가 결정하는 것이니까 내 선택에 따른다고 생각하고 신청서를 냈다”라고 했다.
어차피 LG의 국가대표급 외야를 비집고 1군에서 주요 멤버로 뛰는 건 불가능했다. NC가 손을 내밀었다. 1년 3900만원 FA 계약. 금액은 큰 의미 없지만, 한석현에겐 이적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 NC 역시 박건우, 손아섭,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으로 외야가 꽉 찼다. 그러나 한석현과 김성욱을 충분히 활용할 계획이다. 한석현과 계약당시 1군 출전을 어느 정도 보장했다는 후문.
한석현은 “예년보다 몸 상태가 좋다.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잘 한다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그러나 NC에 대해 “일단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다. 급하게 서두르지 말라고 했고, 속마음을 다 보여줬다. 데이터 같은 건 둘째치고, 저에 대해 좀 더 따뜻하게 대한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NC에 합류하자 손아섭과 박건우가 한석현을 격려했다. 두 사람은 “자신감을 가져라. FA로 넘어왔는데, 너 좋은 선수다. 잘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한석현은 “두 형이 자신감을 줬다. 밖에서 보는 건 잘 모르겠는데, NC에 와보니 어린 선수도 많고 분위기도 활발하다. 적응만 빨리 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17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국가대표팀과의 연습경기. 한석현은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고 좌완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고, 우완 원태인도 잘 공략했다. 국가대표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활약이었다.
한석현은 “2군에서 좋았는데 1군에서 기회도 적고 못 보여줬다. 1군에서 어쩌다 나가면 잘 맞은 타구가 잡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LG를 상대해도 똑같이 할 것이다. LG로 간 김유영의 공을 치고 싶긴 하다. 고교 시절 친구였다”라고 했다.
29세 외야수가 공룡군단에서 재기할까. 가능성은 열렸다. 어쩌면 퓨처스 FA 성공사례로 기억될 수도 있다. 역시 FA는 자신감이다.
[한석현.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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