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22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유강남은 지난해 11월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34억원, 옵션 6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새출발에 나섰다.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이후 줄곧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는 유강남을 오랜 기간 주시했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했다.
롯데에 친분이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았던 유강남은 부산으로 거처를 옮긴 직후 "AI스피커와 대화를 하고 있다"고 고민을 웃음으로 승화시켰지만, 괌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어느새 팀 적응을 마쳤다. 유강남은 "처음에는 적응할 것도 많고, 생소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정)훈이 형, (전)준우 형, (안)치홍이 형이 너무 잘 챙겨줬다. 덕분에 팀에 대한 적응은 모두 끝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전력을 성공적으로 보강한 롯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량을 가져가고 있다.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주친 롯데 선수들은 하나같이 눈에 띌 정도로 체중이 빠진 모습이었다. 팀을 옮긴 이후 처음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유강남은 어떨까.
그는 "사실 스프링캠프에서는 운동량이 적든 많든 무조건 피곤한 것 같다. 그러나 롯데에 온 뒤 훈련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최대한 적응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캠프에서 피곤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예년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유강남을 영입할 당시 "단순히 타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으나, 지난해 139경기에 출전해 106안타 8홈런 47타점 54타점 타율 0.255 OPS 0.677로 개인 성적은 조금 아쉬웠다. 2017시즌부터 이어지던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끊기고 말았다.
2023시즌 타석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는 유강남은 "시즌 때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릴 때가 많았기 때문에 여느 캠프와 달리 올해는 스트레스를 더 일찍 받으려고 했다. 방에서 쉬는 시간에도 혼자 생각을 하면서 느낌을 찾으려 하는 등 캠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려 하는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밀고 나갈 생각"이라며 매도 일찍 맞고 해결책을 찾겠다는 각오로 캠프에 임하고 있다.
포수의 경우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투수들과의 호흡, 수비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FA 시장 등에서 포수의 인기,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KBO리그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프레이밍 능력을 보유, 최근 5시즌 연속 950이닝 이상 포수 마스크를 쓸 정도의 탄탄한 체력을 갖추고 있는 유강남의 존재는 롯데 투수진에 큰 도움이 될 전망.
유강남은 입단식에서 투수들이 찾아오는 포수가 되겠다고 말했으나,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먼저 투수들에게 다가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누구 한 명을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좋은 구위,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느꼈다"며 "오히려 내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신감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젊은 친구들이 1년 반짝이 아닌,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괌 스프링캠프에서 예열을 마친 유강남은 일본으로 향해 본격 실전 경기를 통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 유강남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연습 투구와 경기는 상황이 다르다. 선수들의 성향과 밸런스 또한 차이가 있다. 많은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장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조건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원 팀'이라는 기조 아래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 사진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