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의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선수단 숙소까지는 약 6.1km. 당연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구단이 대여한 버스로 이동한다. 그러나 버스 탑승을 거부하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우완투수 김승현(31)이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6년에 2차 1라운드 10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1군 통산 91경기서 2승8패4홀드 평균자책점 5.51을 남기고 2022시즌을 끝으로 방출됐다. 그러나 극적으로 KIA와 계약, 현역을 연장하게 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승현의 2022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7.8km. 일일 패스트볼 평균구속만 150km를 넘긴 것도 2경기였다. 그러나 6월 이후 더 이상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6경기서 1패2홀드 평균자책점 11.25. 퓨처스리그서도 30경기서 2승2패9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7.90.
최고 150km 중반의 빠른 공을 뿌렸으나 커맨드의 불안정성에 발목이 잡힌 케이스다. 그러나 KIA는 김승현의 재기 가능성을 믿고 1군 스프링캠프까지 불렀다. 빠른 공을 갖고 있는 30세 우완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우완 불펜투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왼손 불펜이 풍부해질 조짐인 반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장현식의 시즌 초반 공백을 메울 우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전상현만으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김 감독은 “현식이가 돌아오기 전까지 우완 투수들이 힘을 내야 한다. 삼성에서 온 김승현이 좋아진 모습이다.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좀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요즘 김승현은 숙소에서 스프링캠프지까지 약 6km, 왕복 12km를 러닝으로 출퇴근하며 다이어트에 나섰다. 캠프 훈련 자체가 힘이 드는데 출, 퇴근 12km 러닝을 하는 건 보통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건강 관리를 위해 매일 5km 러닝을 하는 기자로선 진심으로 박수 칠만한 일이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구단을 통해 “체중 감량에 중점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러닝으로 출퇴근한다. 기술적으로는 순발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고, 캠프에서 훈련을 잘 소화하며 중간계투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살을 빼고 투구밸런스를 교정하면서 커맨드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순이다. 김승현은 구단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잘 어울려 훈련하고 있다. 새 팀에서 잘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김승현은 “훈련이 체계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것이 느껴진다. 정해진 스케줄이 있지만, 그 안에서 여러가지 훈련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제구력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다. KIA가 김승현의 재기를 성공적으로 돕는다면, 오랫동안 기대했다가 끝내 실패한 한승혁(한화)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
[김승현.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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