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 외야수 임병욱(29)은 2014년 1차 지명자다. 유망주를 잘 뽑고 잘 키우기로 유명한 팀. 임병욱의 1차 지명을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그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입단 동기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2014년 2차 3라운드 29순위로 입단했다. 9~10년 전만 해도, 키움으로선 임병욱의 가능성을 김하성 이상으로 본 셈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골드글러브급 내야수로 성장했다. 반면 임병욱은 키움에서도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일전에 위와 같이 얘기했다. 임병욱이 그동안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김하성의 성실함, 독한 야구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결정적으로 임병욱은 부상 악재가 있었다. 군 복무 전 마지막 시즌이던 2020년에도 각종 부상으로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작년에도 전역 후 시즌 막판 복귀가 가능했으나 역시 부상으로 뜻을 접어야 했다. 결국 깔끔하게 2023시즌을 준비하기로 했고,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합동훈련서 두각을 드러냈다.
정식 게임으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임병욱은 애리조나 투수들로부터 홈런 포함 3안타를 뽑아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특히 3안타 중 1안타를 ‘메이저리그 역수출 에이스’의 대명사 메릴 켈리로부터 뽑아냈다. 우전안타였다.
임병욱은 구단을 통해 “강병식 타격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하며 캠프를 준비했다. 연습하고 있는 것들을 실전에서 테스트해봤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오랜만에 켈리를 봐서 반가웠다. 서로가 시즌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오늘 타격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캠프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훈련하겠다”라고 했다.
워낙 부상이 잦아 1군 통산 커리어가 6시즌, 428경기다. 군 복무를 마친 28세의 왼손 외야수. 이젠 터질 때가 됐다. 키움은 이정후 없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임병욱이 외야 한 자리에서 장기적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이상적이다. 실제 이정후가 코너에서 중견수로 옮기기 전까지 팀의 주전 중견수였다.
선수를 잘 뽑고, 잘 키우기로 유명한 ‘육성의 팀’ 키움. 그럼에도 임병욱은 아픈 손가락이다. 임병욱이 간판스타 이정후, 이적생 이형종과 꽉 찬 외야를 구성할 수 있을까. 잦은 부상 이후 운동능력이 얼마나 살아있는지도 지켜봐야 하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극복해야 할 벽이 많다.
[임병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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