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달 초 NC의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에넥스필드. 이용찬이 불펜에서 약 70개의 공을 뿌렸다. 함께 불펜에 들어간 투수들보다 월등히 오랫동안 땀을 흘렸다. 대부분 투수는 2~30개 내외의 공을 던지고 불펜투구를 마치던 시점이었다.
2월 초에 불펜에서 70개씩 공을 던지는 투수가 있을까. 하물며 이용찬은 선발투수가 아닌 팀의 마무리투수다. 그러나 땀을 닦고 한 숨을 돌리던 그는 “선발할 때는 100개씩 던졌어요”라고 했다. 불펜투수이니 그나마 개수가 줄어든 것이라는 의미다.
이용찬의 루틴은 확고하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투구수를 70구를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을 쫙 끌어올린 뒤 투구수를 줄이고 투구의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훈련을 이어간다. 당시 “개수는 더 올리지 않는다. 대신 강도를 올린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용찬은 확실히 보통의 투수들보다 2월에 불펜에서 많은 공을 던진다.
당시 이용찬은 요즘 투수들의 스프링캠프 불펜 투구가 예년에 비해 적다고 지적했다. 물론 불펜에서 자신보다 적은 공을 던진 투수들의 루틴, 방식을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본인은 캠프에서 공을 많이 던져봐야 체력도 올리고 밸런스도 잡는 등 여러모로 장기레이스 준비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라떼’ 방식이지만, 이용찬의 커리어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선발로 15승(2015년)도, 마무리로 20세이브를 네 차례나 해냈다. 비 시즌에 많은 공을 뿌리고 땀을 흘리며 복기한 게, 성적이 되고 커리어가 됐다.
그런 이용찬은 올해도 NC의 마무리투수를 맡는다. 현재 다가올 WBC를 준비 중이다. 한때 한국의 WBC 1라운드 첫 상대 호주전 선발투수로 거론됐다. 이강철 감독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호주전 선발에 대한 의견을 물은 적이 있었기 때문. 결과적으로 이 감독은 선발투수를 WBC에도 선발투수로 쓸 방침이다. 이용찬은 불펜으로 나간다.
이용찬은 대표팀 연습경기서도 페이스가 좋다. 24일 KT를 상대로 구원 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실점했다. 3타자를 단 10개의 공으로 요리했다. KT에 따르면 패스트볼 최고 145km를 찍었다.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기 때문에, WBC서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이용찬의 생애 첫 WBC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에서 총 5경기에 등판, 2승 평균자책점 4.00. 특히 3경기서 평균자책점 6.23에 그친 프리미어12의 아쉬움을 털어낼 좋은 기회다.
[이용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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