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외야수 문성주과 이호준 타격코치, 염경엽 감독은 이번 오프시즌에 큰 일(?)을 겪었다. 문성주가 변심(?)했기 때문이다. 시즌 내내 ‘장외 타격왕’으로 이름을 알리다 시즌 막판에 부진하긴 했다. 그런데 그 슬럼프를 계기로 생각을 바꾼 게 시작이었다.
문성주는 이호준 타격코치에게 타격의 방향성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고백하며 실천에 옮겼다. 이재원, 송찬의 등 팀 내 주전급 백업들과의 경쟁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장타력을 키워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개인훈련까지 그렇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 코치는 ‘큰일났다’ 싶었다. 이 코치의 보고를 받은 염경엽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염 감독은 이달 초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문성주에게 웃으며 “네가 이상한 얘기를 하는 바람에 이호준 코치, 모창민 코치가 엄청 고생했다”라고 했다. 문성주는 딱히 대꾸할 수 없었다.
문성주는 지난해 1군 레귤러 멤버로 자리잡으며 106경기서 타율 0.303을 기록했다. 염 감독과 이 코치는 문성주가 2~30홈런타자로 성장하는 것은 마침맞지 않다고 봤다. 팀 상황을 봐도 이재원이 코어 거포 유망주로 자라고 있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는 많다. 결정적으로 문성주의 스타일 자체가 홈런보다 정확성, 출루율이 강점이라고 봤다.
이호준 코치는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초반 타자 1명과 특별타격훈련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문성주는 단골손님이었다. 문성주의 장점을 ‘짧고 빠르게 나가는’이라고 했다. 빠른 스윙스피드를 앞세워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고, 잘 맞으면 충분히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리 수 있는 타자라고 진단했다.
2월의 호준스쿨은, 문성주의 타격 방향성을 원래대로 바로잡는 시간이었다. 문성주는 이 코치는 물론 염 감독의 조언까지 들으며 방황을 끝내고 원래의 장점을 살리기로 했다. 원 바운드 유인구에 속은 뒤 최대한 매커닉이 무너지지 않고 대처하는 연습까지 충실히 소화했다. 이 코치는 문성주가 타율 0.320~0.330에 더 높은 출루율(작년 0.401)을 찍을 수 있다고 본다.
26일(이하 한국시각)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 LG는 역전패했지만, 문성주는 3안타에 3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가운데와 좌측으로 날카로운 적시타를 날리며 본래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LG는 WBC 대표팀 멤버들의 후유증, 나아가 9월 아시안게임에도 주축 멤버를 많이 내줄 수 있는 팀이다. 외야 주전과 백업을 오갈 문성주의 퍼포먼스는 상당히 중요하다. 방황을 마친 문성주가 2월을 알차게 보냈다.
[문성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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