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국야구대표팀 이강철 감독의 최대 고민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투수들이다. 지난 2주간 합숙훈련을 진행한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날씨가 예년과 달리 너무 나빴다. 춥고 비에 눈까지 내렸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투수들이 연습경기 일정 변경 및 취소 사태에 컨디션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WBC 1라운드 B조 첫 경기 호주전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본적으로 이강철 감독은 1라운드 일정의 시뮬레이션을 만들었을 것이다. 특히 호주전과 일본전 마운드 운용 계획을 큰 틀에서 잡았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개개인의 컨디션이다. 계획을 잡았는데 막상 실전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헛수고다. 고척과 오사카로 이어질 훈련, 연습경기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투수들의 컨디션 확인이다. 더 이상 공인구 적응은 핑계를 대기 어려우며, 빨리 적응하고 컨디션을 올린 투수들 위주로 마운드를 운영해야 한다.
이런 상황서 KBO리그 최고포수의 촉과 픽은 야구 팬들에게 일종의 힌트를 준다. 최종결정은 이강철 감독이 정현욱, 배영수 투수코치의 보고를 거쳐 내리지만, 적어도 직접 공을 받는 포수의 의견은 무시할 수 없다.
양의지는 지난 1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이 감독이 투수들 때문에 걱정이 크다는 질문에 “나는 감독님 생각과 다르게, 좋은 친구도 있고, 안 좋은 친구도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정은 감독님이 내리지만, 그때그때 컨디션이 빨리 올라온 투수를 쓰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당일 컨디션이 제일 좋은 선수들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표팀 투수들 중에서 누가 컨디션이 좋을까. 양의지의 픽은 소속팀 후배 곽빈과 정철원이다. 팔이 안으로 굽은 것일까. 그는 “뭐 우리 팀이기도 한데, 빈이가 열심히 했다. 철원이도 점점 공이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양의지는 투손에서 다른 팀 투수들과도 스킨십을 많이 했다. 양의지는 “밥도 먹고 얘기도 하고 그랬다. (김)광현이나 (양)현종이, (이)용찬이가 동생들을 잘 데리고 다니면서 적응도 시켜주고 재미있는 얘기도 하고 그러더라. 대표팀 분위기는 많이 좋다”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1일 저녁에 입국해 "그래도 투수들이 돌아오기 전 마지막 불펜피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자 없이 돌아온 게 수확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컨디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보직을 나눠야 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했다.
양의지는 긴 비행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웃으며 “저도 당일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안 나가겠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시차도 있고, 힘든 부분도 있는데 적응해야 한다. 나는 괜찮다. 나보다 7시간 뒤에 들어오는 선수들도 있다”라고 했다.
투손에선 호주 등 1라운드서 맞붙을 국가들의 전력분석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양의지는 “매일 오후에 야구장에서 영상을 틀어놓고 보고 그랬다. 야구장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야구는 항상 변수가 있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호주든 다른 나라든 전력을 다해서 해야 한다”라고 했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